올 연말에 주점이나 식당에서 카드로 결제하는 금액이 감소했다. 결제하는 시간도 점점 빨라지고 있다. 술자리가 줄어든 데다 술을 마셔도 가볍게 1차만 하는 쪽으로 ‘연말 풍속도’가 달라진 것이다.
BC카드는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20일까지의 카드 이용액과 지난해 같은 기간의 이용액을 비교한 결과 주점과 요식업종에서 카드 이용액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5일 밝혔다. 주점에선 카드 결제 건수와 결제액 모두 줄었다. 치킨집, 호프집, 소주방 등 주점업종의 카드 이용액은 지난해보다 8.6% 감소했고 결제 건수는 10.4% 줄었다. 법인카드 이용액(-7.3%) 및 결제 건수(-8.6%)뿐만 아니라 개인카드 이용액(-9.1%)과 결제 건수(-10.7%)도 큰 폭으로 낮아졌다. 이는 직장에서의 송년회는 물론 개인적 술자리도 자제하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요식업종(한정식집, 일식횟집, 서양음식점, 중식당 등)에서의 카드 이용액은 0.5% 감소했고 카드 결제 건당 이용액은 4.4% 줄었다. 대신 카드 결제 건수는 4.1% 늘었다. 가벼운 저녁 자리를 즐기는 새로운 흐름에 따라 음주가 중심에 있는 주점보다는 식사에 반주를 곁들일 수 있는 식당을 찾는 발길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요식업종 가운데 고가 음식점으로 분류되는 한정식집(-17.9%), 갈비전문점(-14.0%), 일식횟집(-4.7%)에서 카드 이용액은 큰 폭으로 줄었다. 반면 중국음식점은 4.9% 늘었다.
여기에다 카드 결제 시간도 점점 빨라지고 있다. 오후 7시부터 밤 12시까지를 기준으로 봤을 때 오후 9시 이전에 결제한 비중은 2014년 53.9%였으나 지난해 55.8%, 올해 56.9%로 증가세다. 식사와 술을 함께하는 1차 자리를 끝내고 오후 9시 이전에 헤어지는 모임이 많아지고 있어서다. 장석호 BC카드 빅데이터센터장은 “한 가지 술로, 한 장소에서, 오후 9시까지 모임을 끝내자는 ‘119 캠페인’이 자리를 잡으면서 송년회 문화가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
연말 술자리 줄고 1차에서 “끝”
입력 2016-12-26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