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둘러싼 ‘황제 의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국무총리가 대통령 흉내를 내느냐’는 질타가 국회는 물론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도 나온다. 지난 23일에는 황 권한대행이 외부 일정에 나섰다가 한 시민으로부터 “대통령 코스프레 하지 말라”는 항의를 받기도 했다.
황 권한대행의 경호·의전과 관련한 잡음은 국무총리 때부터 있었다. 지난 3월 그가 관용차를 타고 서울역 승강장 안까지 들어간 뒤 열차에 탑승한 사실이 공개돼 곤욕을 치렀다. 지난달에도 총리 관용차가 충북 청주시 오송역 버스정류장에 정차한 사진이 인터넷에 유포돼 ‘불법주차’라는 비난을 들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후에는 이런 일이 더욱 빈번해지는 모양새다. 지난 13일 황 권한대행이 정세균 국회의장을 예방하기 전 총리실이 대통령 수준의 의전을 요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23일에도 황 권한대행이 서울 동작구의 임대아파트를 방문하면서 주민이 주차한 차를 다른 곳으로 옮기도록 요구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총리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총리실 관계자는 25일 “황 권한대행은 총리 시절부터 ‘경호와 의전을 최소화하라’고 강조해 왔다”면서 “(대통령 권한대행이 된 이후에는) 평상시보다 더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잉 의전 논란과 관련해서는 “총리실이 요구하지도 않은 일을 현장에서 해 부담을 주기도 한다”며 “실제보다 과도한 비판을 받는 느낌이지만 내색하기도 힘들다”고 했다. 총리실에 따르면 황 권한대행에 대한 의전은 총리 시절처럼 국장급인 의전비서관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청와대 경호실이 인력을 파견해 동선과 경호 등 일부 업무를 지원한다.
관가에선 ‘최순실 게이트’ 이후 고조된 국민적 분노가 황 권한대행의 의전을 바라보는 시선에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도 나온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의전이 조금만 이상해도 항의하는 사람이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총리실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과거에도 그랬다’는 관행을 근거로 한 권한대행 의전이 박근혜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을 이해하지 못한 전형적인 ‘전시 의전’에 머물러 있다는 비판은 계속되고 있다.
글=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사진=이병주 기자
黃대행 ‘의전 잡음’ 왜… 총리실 오버 vs 대정부 불신
입력 2016-12-26 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