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항공모함 랴오닝호가 이끄는 항모 전단이 동중국해를 지나 서태평양에서 처음으로 원양훈련을 펼친다. 중국은 “연례훈련 계획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대만 카드를 통해 중국 흔들기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진행된 훈련이라 미국을 향해 전투력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다.
25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해군 량양 대변인은 전날 “랴오닝호 항모 전단이 원양훈련을 위해 서태평양으로 향했다”고 밝혔다. 랴오닝호 항모 전단이 중국의 대미(對美) 군사방어선인 제1열도선(일본 규슈∼오키나와∼대만)을 넘어 서태평양에서 훈련을 실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달 중순 보하이만에서 실탄사격 훈련을 벌인 랴오닝호는 이후 남하하며 서해와 동중국해에서 실전훈련을 벌인 뒤 서태평양까지 진출했다. 서태평양 훈련을 마친 뒤에는 남중국해로 향할 가능성이 높다.
서해에서는 지난 23일 랴오닝호 갑판에서 함재기 젠-15 12대가 연속으로 이륙하는 첫 ‘갑판 이륙훈련’을 실시했다. 이날 훈련은 우성리 해군사령관이 직접 함정에 승선해 훈련을 지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영 CCTV도 메인 뉴스 ‘신원롄보’를 통해 훈련 모습을 공개했다.
이어 24일 랴오닝호 항모 전단은 동중국해에서 젠-15 이착륙과 군함 간 합동훈련을 했다. 일본 언론도 일본 방위성 발표를 인용, 이날 랴오닝호가 군함 7척과 함께 함대를 이뤄 동중국해 중부 해역에서 동쪽으로 향하는 것을 포착했다고 전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랴오닝호 항모 전단이 출항 이후 다양한 편대 훈련과 함재기 전술을 시험하고 있다”며 “함정 간 협동과 병력의 소질 배양 훈련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량궈량 군사전문가는 홍콩 명보에 “원양 훈련은 모든 항공모함이 반드시 완성해야 할 임무”라며 “이번 훈련을 바탕으로 향후 전 세계를 일주하는 단계까지 진일보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훈련은 대만과 미국에 대한 무력시위 성격이 강하다. 량궈량은 우선 “대만에 대한 경고로 대만해협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변수에 대한 준비”라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은 랴오닝호의 실제 전투력에 대해 의심을 갖고 있었다”면서 “군사 전략상 앞으로 랴오닝호의 존재를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랴오닝호는 중국이 우크라이나에서 구입해 개조한 첫 항공모함이다. 랴오닝성 다롄에서는 중국의 첫 국산 항공모함이 조립을 완료하고 진수를 앞두고 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khmaeng@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
中 항모1호 ‘랴오닝’ 첫 원양훈련… 美·대만에 무력시위
입력 2016-12-26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