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약이 무효’ AI… 전체 산란계 25.5% 살처분

입력 2016-12-25 19:44 수정 2016-12-25 21:23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감염이 통제 불능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정부가 온갖 대책을 동원하고 있지만 전국으로 퍼졌고, 가금류 살처분 규모는 2500만 마리를 넘어섰다. 그동안 농가에서 키우는 닭·오리의 15.5%가 사라졌다. 경남에서도 가금류의 AI 감염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5일 0시 현재 AI 여파로 도살 처분됐거나 도살 예정인 가금류는 519개 농가에 걸쳐 2569만1000마리에 이른다. 전국에서 키우는 닭·오리(9월 기준 1억6525만8000마리) 20마리 가운데 3마리꼴로 땅에 묻힌 것이다. 이 수치는 매일 상승하고 있다.

경남 양산시 한 농가에서는 AI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24일 신고된 양산시 상북면 산란계 농장을 검사한 결과 ‘H5형 AI’로 확인됐다. 해당 농장과 인근 농장의 산란계 10만6000마리를 긴급 살처분할 예정이다. 경남에는 그동안 철새도래지에서 수거한 야생조류 폐사체와 분변에서 잇따라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검출됐지만, 닭·오리 등 가금류 폐사 피해는 아직 없었다.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지만 ‘백약이 무효’인 양상이다. 정부가 AI 위기경보 단계를 최고 등급인 ‘심각’으로 올린 지 1주일이 지났다. 정부는 수시로 방역대책도 내놓았다.

살처분 가금류는 10마리 중 8마리가 닭이다. 특히 알을 낳는 닭인 산란계 농가의 피해가 심각하다. 국내 전체 산란계 사육 규모의 25.5%에 해당하는 1779만8000마리가 도살 처분됐다. 번식용 닭인 산란종계의 경우 사육 규모 대비 42.8%인 36만3000마리가 살처분됐다.

AI 신고 건수는 113건으로 늘었고, 이 가운데 100건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여기에다 농장 종사자, 살처분 용역업체 직원, 방역대응요원 등 AI에 노출된 인력에 대한 우려도 증폭되고 있다.

세종=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