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석, 첨단기술로 다시 태어나다

입력 2016-12-27 00:01
KBS 1TV를 통해 28∼29일 방영되는 2부작 다큐멘터리 ‘감성과학 프로젝트-환생’의 한 장면. KBS 제공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린 지난 22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한 작은 카페에서는 20년 전 세상을 떠난 어떤 가수의 노래가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사랑했지만’ ‘거리에서’ ‘사랑이라는 이유로’ ‘이등병의 편지’…. 노래의 주인공은 세대를 초월해 사랑받고 있는 김광석(1964∼1996)이었다.

고인의 노래가 울려 퍼진 이곳은 KBS 2부작 다큐멘터리 ‘감성과학 프로젝트-환생’(이하 환생)을 소개하는 제작발표회 자리였다. ‘환생’은 고인의 20주기를 기리기 위해 제작된 프로그램으로 KBS 1TV를 통해 28일과 29일 밤 10시에 방영된다. 컴퓨터그래픽(CG)과 특수 분장, 홀로그램 기술 등을 활용해 20년 전 세상을 떠난 서른세 살 청년 김광석을 생생하게 구현한 점이 특징이다.

제작진은 공모를 통해 고인과 얼굴이 흡사한 배우를 섭외했고, 고인이 남긴 말이나 글로 빅데이터를 구축해 김광석의 말투와 몸짓을 화면에 옮겼다. 전인태 PD는 “김광석은 세대간에 끊겨 있는 ‘감정의 연대’를 이어줄 수 있는 인물”이라며 “시청자들로부터 김광석의 실제 영상 아니냐는 말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김상무 팀장은 “김광석이 살아있다면 어떤 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할까 고민하면서 만들었다”면서 “안방에 마법 같은 순간을 선사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28일 방영될 1부는 다시 살아난 김광석이 자신이 나고 자란 서울 창신동과 대학로 등을 방문하는 내용으로 채워진다. 세월호 참사의 아픔이 녹아 있는 경기도 안산 단원고도 찾는다. “힘든 사람에게 내 노래가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한 고인의 뜻을 재조명하기 위해서다.

이튿날 전파를 타는 2부는 김광석과 선·후배, 동료들이 만드는 이색 콘서트로 꾸며진다. 홀로그램으로 구현된 무대에서 김광석은 절친한 동료였던 박학기, 후배 가수 나윤권, 그가 몸담았던 그룹 동물원 멤버들과 합동 공연을 펼친다. 제작진은 “공연에 참가한 뮤지션들이 처음에는 어색해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김광석과 진짜 호흡을 맞추는 것처럼 행복해했다”고 전했다.

박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