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안 리임 통영국제음악재단 대표 “이념문제 관심 없어… 윤이상 음악적 성취에 집중”

입력 2016-12-25 19:09

“윤이상 탄생 100주년은 통영국제음악제는 물론 한국 클래식계가 쌓아온 성과를 국제 무대에 알리고 긴밀한 네트워킹을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통영국제음악제와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를 운영하는 통영국제음악재단의 플로리안 리임(48·사진) 대표는 24일 서울 중구의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내년 독일, 오스트리아, 영국 등 유럽 곳곳에서 윤이상을 기리는 콘서트 또는 페스티벌이 열린다. 그런데, 정작 그의 고국인 한국에서 이념적 문제로 통영국제음악제를 비롯해 윤이상 관련 행사에 지원이 끊기고 있어 안타깝다”고 밝혔다. 독일 출신인 그는 첼로와 예술경영을 공부한 뒤 세계 각국의 콘서트홀을 운영해 왔다. 2014년 통영국제음악당 개관에 앞서 국제 공모를 통해 초대 대표로 취임했다. 통영국제음악제를 활성화 시키는 한편 통영시가 지난해 국내 최초로 유네스코(UNESCO) ‘음악창의도시’로 지정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성과를 인정받은 그는 내년 1월부터 3년간 다시 재단 대표를 맡게 됐다.

그는 “한국에서 윤이상의 정치적 성향에 대해 논란이 있지만 내겐 관심사가 아니다. 솔직히 한국 정부와 윤이상 사이의 잘잘못을 따지는 게 아직도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나는 한국이란 나라를 세계 음악 지도에 처음 올려놓은 윤이상의 음악적 성취에 집중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이번 100주년을 맞아 윤이상의 음악을 다양한 각도로 조명하고 싶다. 흔히 윤이상 음악이 어렵다고 생각하는데, 그의 성악곡 등을 들어보면 매우 감성적이다. 윤이상 음악의 스펙트럼이 다양하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국비와 도비 중단으로 윤이상국제콩쿠르는 내년 개최가 불투명해졌고, 통영국제음악제는 시비 10억원으로만 치르게 됐다. 결국 음악제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였던 윤이상의 대작 오페라 ‘심청’은 제작비 문제로 소규모 오페라 ‘유퉁의 꿈’으로 대체되는 것이 최근 결정됐다. 그는 “음악제와 콩쿠르의 재정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내년 초부터 기업 후원에 적극 나서려고 한다”고 말했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