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北, 내년 대선 전후 6·7차 핵실험 준비 지시”

입력 2016-12-23 21:15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오른쪽 두 번째)가 23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태 전 공사는 이날부터 본격적인 사회활동을 시작했다. 최종학 선임기자

태영호 전 주(駐)영국 북한대사관 공사는 23일 “북한이 지난 7월 당대회에서 2017년 말∼2018년 초 파키스탄과 인도식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는 것이 김정은의 방침이라고 발표했다”고 밝혔다. 태 전 공사는 북한 외무성이 재외공관에 내년 말까지 6, 7차 핵실험이 실시될 것이니 준비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사실도 인정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새누리당 간사인 이완영 의원은 태 전 공사가 여야 정보위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태 전 공사는 간담회에서 “북한이 미국 트럼프정부 초기이자 한국의 대선이 있는 2017년 말∼2018년 초를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을 수 있는 적기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은 뒤 국제사회와의 대화를 통해 제재 국면을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6, 7차 핵실험도 핵보유국 지위 획득을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다.

그는 또 “북한은 다음 남한 정부가 새로운 대북 정책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며 “그때 대북 제재 무용론이 짧은 시간에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남한이 북한 제재를 풀어 ‘너도 얻고 나도 얻자’ 식으로 대북 정책을 전개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태 전 공사는 촛불집회에 대한 평가도 내놨다. 그는 “서울 광화문에서 촛불집회가 대규모로 일어나는데도 국가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데 대해 충격을 받았다”며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국가정보원은 정보위 회의에서 북한이 국민들의 촛불집회 장면이 내부에 확산될 것을 우려해 지난 9일 탄핵안 의결을 기점으로 우리 정부 비난 횟수를 일평균 33회에서 19회로 줄였으며 촛불시위 동영상은 일절 보도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글=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사진=최종학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