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비대위원장에 인명진 목사 내정

입력 2016-12-23 17:33 수정 2016-12-23 21:07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에 내정된 인명진 목사가 2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에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윤리위원장을 지낸 인명진 목사가 내정됐다. 인 목사는 비대위원장직 수락 의사를 밝히며 첫 일성으로 청문회 위증교사 의혹을 받는 이완영 의원에 대한 윤리위 회부를 주장했다.

인 목사는 23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 눈높이에 맞춰서 잘하는 정당이 되도록 무슨 일이든 하려고 한다”며 “사람과의 관계나 여러 복잡한 것에 얽매이지 않고 당을 쇄신하겠다”고 밝혔다.

인 목사는 비대위원장 취임 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로 “이완영 의원을 특조위에서 물러나게 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도의상 특조위원 활동은 어렵다. 윤리위에 회부해서 책임져야 한다”며 “정우택 원내대표에게도 얘기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징계에 대해서는 “새 윤리위원장이 오시면 그분에게 맡겨야 한다”고 했다.

인 목사는 분당파 비주류 의원들을 향해서도 “원내대표 선거에서 지고, (주류가) 비대위원장을 안 받았다는 게 분당의 이유가 되느냐”며 “모든 국민이 납득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념이나 정책에 있어서 (새누리당과) 특별한 차이가 있는 것도 아니다”고 했다.

인 목사는 자신이 그동안 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이나 한·일 군위안부 합의 문제에 비판적인 견해를 보인 것에 대해서는 “비대위원장 취임 후 정책위와 협의해 말하겠다”고 했다.

인 목사는 10년 전 2006년 10월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으로 전격 영입된 뒤 성 추문, 골프 논란, 문제성 발언 논란 등을 빚은 의원들을 연이어 징계하며 ‘저승사자’로 불렸다. 2007년 한나라당의 대선 승리에 거름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던 그가 대선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다시 새누리당의 선장이 됐다.

그는 박 대통령과 껄끄러운 관계다. 과거 “박 대통령이 우리 국민과 소통하는 한국말도 잘했으면 좋겠다”고 소통 부재를 비판했다. 박 대통령 팬클럽 ‘박사모’는 “차라리 이석기를 데려오는 게 낫다”고 비난했다. 새누리당은 연내 비대위원장 의결을 위해 다음주 중 전국위원회를 소집할 계획이다.

글=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사진=최종학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