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潘, 지역 뛰어넘는 새로운 집 지을 것”

입력 2016-12-24 00:09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가까운 새누리당 의원은 23일 “반 총장이 국내에 들어와 지역과 계층을 뛰어넘는 새 집(신당)을 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 총장이 특정 계파와 손을 잡을 경우 특정 계파색이 덧칠될 우려가 있다”며 “반 총장 색깔대로 새 집을 꾸미면서 다양한 세력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반 총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상처받은 국민들을 통합의 리더십으로 치유할 것”이라며 “반 총장은 지역과 계층으로 갈라지고 과거에 발목이 잡힌 한국에 ‘통합·세계·미래’라는 세 가지 비전을 제시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권 도전을 기정사실화한 반 총장이 귀국 이후 특정 정당과 손잡는 대신 신당을 창당해 독자적인 세력을 구축한 뒤 비박(비박근혜)·비문(반문재인) 세력을 흡수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다른 세력과의 연대 가능성은 열어두면서도 주도권은 놓치지 않겠다는 뜻이다.

다른 새누리당 의원은 “전 세계를 뛰어다닌 분에게 충청대망론은 결례”라고 말했다. 통합의 리더십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충청권이라는 특정 지역의 틀에 갇혀서는 대선 가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반 총장의 선택에 따라 대선 대진표와 정계개편 구도가 결정될 전망이다. 내년 1월 중순 반 총장의 귀국 시점에 맞춰 새누리당 충청권 의원들의 2차 집단 탈당이 이뤄질 가능성도 높다. 가칭 개혁보수신당도 반 총장 끌어안기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과 협력 여부도 변수다.

개헌 정국도 반 총장이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 측근 인사들을 중심으로 반 총장이 귀국 이후 2020년 총선과 대선을 동시에 치르기 위해 대통령 임기를 3년으로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기 단축에 더해 외치(外治)는 대통령이, 내치(內治)는 총리가 각각 맡는 사실상 이원집정부제를 강조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반 총장 측 주변 인사들에 따르면 반 총장의 대권 도전 의사는 확고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원은 “반 총장이 유약해 대권 가도에서 중도포기할 것이라는 얘기들이 있는데, 이는 반 총장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말했다. 이어 “반 총장과 얘기할 기회가 있어서 ‘한국 산간벽지를 돌아다닐 수 있겠느냐’고 넌지시 물어본 적이 있었다”며 “옆에 있던 측근 인사가 ‘반 총장은 전 세계 오지와 분쟁지역을 다니며 지붕 없는 집에서 자고 원시적인 화장실을 이용했다. 한국 산간벽지는 거기에 비하면 천국’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