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24일 구치소에 수감 중인 김종(55)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한다. 특검이 공식 수사에 착수한 이후 사흘 만에 첫 공개소환이다.
특검팀 이규철 대변인은 23일 소환조사 이유가 “기존 진술 확인과 추가 조사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강요 등 혐의를 적용해 지난 11일 김 전 차관을 구속 기소했다. 그는 ‘비선실세’ 최순실(60·구속 기소)씨 조카인 장시호(37·구속 기소)씨가 운영하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삼성이 16억2800만원을 후원토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팀의 김 전 차관 소환조사는 ‘추가 조사’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최씨의 영향력을 등에 업고 체육계 대통령으로 군림한 그는 삼성을 압박해 최씨 딸 정유라(20)씨를 위한 94억원대 독일 승마 지원을 이끌어내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특검팀은 김 전 차관을 불러 삼성의 최씨 특혜 지원과 박근혜 대통령의 제3자 뇌물수수 의혹을 뒷받침하는 진술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최씨 일가 재산과 관련한 다양한 제보를 입수한 박 특검팀은 재산 형성 과정을 추적하는 별도 팀을 꾸려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재산 추적 경험이 많은 변호사 1명과 역외탈세 조사에 밝은 국세청 간부 출신 1명도 특별수사관으로 채용했다.
이와 관련, 최근 정유라씨 등이 독일과 영국 스위스 리히텐슈타인 등 유럽 각국에서 수천억원에서 최대 10조원에 달하는 재산을 차명 보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특검팀은 최씨 부친인 최태민씨와 박 대통령의 오랜 친분 관계에도 주목하고 있다. 최태민씨가 1970년대부터 박 대통령을 이용해 재산을 축적했고, 이 자금이 딸 최씨까지 대를 이어 전해지면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게 아닌지 의심하는 것이다.
특검팀은 한국의 수사권이 미치지 않는 독일 내 최씨 일가 재산 확인을 위해 독일 사정 당국에 최씨와 관련된 차명의심 계좌 거래내역과 페이퍼컴퍼니 설립 과정 등에 대한 자료 송부를 요청한 상태다. 그러나 독일 당국의 조사기간 및 사법공조 절차 자체에 소요되는 시간 등으로 수사기간 내 관련 의혹이 명확히 규명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편 이 대변인은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 동안 박 대통령의 행적을 둘러싼 의혹’ 수사 여부에 대해 “특검법이 규정한 14가지 수사 대상 어디에 해당하는지 명확지 않아 (수사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朴 대통령 ‘제3자 뇌물’ 겨냥
입력 2016-12-24 0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