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분당파 의원들이 추진 중인 ‘개혁보수신당’(가칭)이 오는 27일 탈당과 동시에 원내교섭단체 등록을 마치고 바로 원내대표도 선출키로 했다.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은 각각 인재영입과 정강·정책 작업 등으로 역할도 분담했다. 분란 소지를 없애고 창당을 서둘러야 당의 외연을 확대할 수 있고, 보수개혁 이슈도 선점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신당 창당추진위원회는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황영철 의원은 “신당의 명칭은 보수의 구심점 역할, 쇄신, 변화의 의미를 담아 당분간 개혁보수신당으로 했다”며 “27일 분당 선언 후 곧바로 원내교섭단체를 등록하고 이후 의총을 소집해 원내대표도 선출하겠다”고 말했다. 창추위 관계자는 “지역구 설득 문제로 지난 21일 분당 결의 명단에 이름을 올린 34명보다는 숫자가 줄어들었지만 원내교섭단체 등록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했다. 창추위는 27일 선도탈당, 연말·연초 추가탈당 등을 통해 세를 규합하는 방식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창추위는 전략·기획, 인재영입, 공보, 디지털정당추진, 정책연구, 당무구성, 법률지원 등 7개 분과로 역할을 나눠 운영하고, 창당 전 과정을 온라인으로 공개키로 했다. 당명과 정강·정책에서도 국민의견을 수렴해 ‘열린 정당’을 표방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병국 창당준비위원장은 “온라인상에서 수렴되는 의견들을 오프라인상에서 논의하는 토론방, 시민광장과 같은 당사를 마련하겠다”며 “모든 의사결정을 공개적 토론을 통해 결정하고 기존의 체육관식 창당 과정도 지양할 것”이라고 했다. 친박(친박근혜) 사당화(私黨化) 비판을 받았던 기존 새누리당을 염두에 둔 전략이다.
신당의 정강·정책 성안 작업은 유 의원을 중심으로 김세연 김영우 오신환 의원이 맡기로 했다. 인재영입은 김 전 대표를 중심으로 진행 중이다. 유 의원은 그동안 ‘사회적경제기본법’ 발의,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 발언 등으로 민생·경제 정책 ‘좌클릭’을 시도해 왔다. 유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서도 “새로운 당의 정강정책은 개혁보수, 안보는 정통보수를 견지하고, 민생·경제·교육·복지·노동 등은 새누리당보다 훨씬 개혁적인 방향으로 가고 싶다”며 “경제민주화에 국한된 게 아니다”고 말했다. 개헌에 대해서는 “생각이 달라서 (정강·정책에) 담기 어렵다”고 했다. 창추위는 28일 정강 정책 초안을 공개하고, 여론수렴을 위한 토론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새누리당 1차 탈당파 전·현직 의원들도 정병국 위원장을 만나 신당 합류를 공식화했다. 김용태 의원은 “먼저 탈당한 분들의 의견을 모아 신당 창당 준비작업이 신속하게 진행되도록 협조하면서 참여할 것”이라며 “최종적으로 창당하면 합류하겠다”고 말했다. 남경필 경기지사도 “신당은 새누리당과 달라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막았던 개혁 입법을 신당이 야당과 협력해 빠르게 통과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글=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 사진=최종학 선임기자
與 분당파, 안보 ‘右’ 민생·경제 ‘左’… 27일 원내교섭단체 등록
입력 2016-12-23 17: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