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의 저승사자’가 난파선 새누리당의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에 기용된 인명진 갈릴리교회 원로목사는 10년 전인 2006년 10월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으로 전격 영입되면서 뉴스메이커로 부상한 인사다. 재야 노동운동의 대부로 4차례 옥고를 치렀던 인 목사가 한나라당에 들어왔다는 것 자체가 신선한 충격이었다.
인 목사는 당시 성 추문, 골프 논란, 문제성 발언 논란 등을 빚은 의원들을 연이어 징계하며 ‘저승사자’로 불렸다. 인 목사는 당내 저항 속에서도 기득권 정당으로 손가락질 받던 한나라당의 체질 변화를 시도했다. 인 목사의 노력이 한나라당의 2007년 대선 승리에 거름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 그가 대선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다시 새누리당의 선장이 됐다.
인 목사가 박근혜 대통령과 껄끄러운 관계라는 점도 이채롭다. 그는 과거 “박 대통령이 우리 국민과 소통하는 한국말도 잘했으면 좋겠다”고 소통 부재를 비판한 적이 있다. 또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으스스한 느낌도 있다”고도 했다. 인 목사는 친이(친이명박)계와 가깝다는 얘기를 들었다. 하지만 친박(친박근혜) 좌장 서청원 의원과도 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 팬클럽 ‘박사모’는 인 목사가 비대위원장으로 선임되자 반발했다. 정광용 회장은 홈페이지에 올린 ‘새누리당 정우택 원내대표, 이건 아닙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차라리 당을 해체할지언정 이건 아니다. 차라리 이석기를 당대표로 데려오는 게 낫다”고 비난했다. 인 목사는 현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글=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 사진=최종학 선임기자
인명진 원로목사는… 문제 의원에 가차없던 ‘한나라 저승사자’
입력 2016-12-23 17: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