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진 원로목사는… 문제 의원에 가차없던 ‘한나라 저승사자’

입력 2016-12-23 17:34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에 내정된 인명진 목사가 23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의 저승사자’가 난파선 새누리당의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에 기용된 인명진 갈릴리교회 원로목사는 10년 전인 2006년 10월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으로 전격 영입되면서 뉴스메이커로 부상한 인사다. 재야 노동운동의 대부로 4차례 옥고를 치렀던 인 목사가 한나라당에 들어왔다는 것 자체가 신선한 충격이었다.

인 목사는 당시 성 추문, 골프 논란, 문제성 발언 논란 등을 빚은 의원들을 연이어 징계하며 ‘저승사자’로 불렸다. 인 목사는 당내 저항 속에서도 기득권 정당으로 손가락질 받던 한나라당의 체질 변화를 시도했다. 인 목사의 노력이 한나라당의 2007년 대선 승리에 거름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 그가 대선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다시 새누리당의 선장이 됐다.

인 목사가 박근혜 대통령과 껄끄러운 관계라는 점도 이채롭다. 그는 과거 “박 대통령이 우리 국민과 소통하는 한국말도 잘했으면 좋겠다”고 소통 부재를 비판한 적이 있다. 또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으스스한 느낌도 있다”고도 했다. 인 목사는 친이(친이명박)계와 가깝다는 얘기를 들었다. 하지만 친박(친박근혜) 좌장 서청원 의원과도 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 팬클럽 ‘박사모’는 인 목사가 비대위원장으로 선임되자 반발했다. 정광용 회장은 홈페이지에 올린 ‘새누리당 정우택 원내대표, 이건 아닙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차라리 당을 해체할지언정 이건 아니다. 차라리 이석기를 당대표로 데려오는 게 낫다”고 비난했다. 인 목사는 현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글=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 사진=최종학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