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차흥봉] 연말을 나눔이음과 함께

입력 2016-12-23 18:04

매서운 겨울바람에 콧날이 시큰하다. 이 즈음이면 한 해가 저물어간다는 생각에 새삼 마음 한편이 허전하다. 나이가 한 살 더 든다는 쏜살같은 시간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국사회복지협의회에서 1년간 진행해온 사업이 부족하지는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더 큰 이유다. 협의회는 ‘나눔이음’이라는 사회복지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나와 내 주변의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을 나눔으로 이어준다는 뜻을 가진 이 사업은 사회복지자원봉사, 휴먼네트워크, 푸드뱅크, 사회공헌활동 기부은행, 사회공헌정보센터 등 다섯 가지로 구성됐다. 모두 ‘나눔의 일상화’를 이루기 위해 체계적으로 만들어진 사업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웃을 위해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사회복지자원봉사활동일 것이다. 현재 사회복지자원봉사자 740만여명이 사회복지자원봉사인증관리시스템(VMS)에 등록되어 있다. 또 1만3100여개의 자원봉사관리센터에서 4만여명의 인증관리 요원이 이를 지원하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 아울러 사회공헌활동 기부은행에 돌봄봉사자로 등록하면 돌봄활동 시간을 포인트로 쌓을 수 있다. 적립된 포인트는 65세 이후 본인이 직접 사용할 수 있다. 이처럼 나눔은 현재와 미래의 나에게 그 가치를 되돌려주는 아름다운 속성을 지니고 있다.

지금도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들을 위해 구슬땀 흘리는 봉사자들을 생각하면 올 한 해의 활동을 착실히 되돌아봄으로써 2017년의 더 나은 결실을 위한 디딤돌을 쌓아야겠다는 막중한 책무에 대한 사명감이 한층 두터워진다.

그러나 나눔을 실천할 방법을 모르겠다는 이웃들 또한 여전하다. 연말이면 빈곤아동, 한부모가정, 독거노인 등 주변 이웃들을 떠올리지만 도와줄 방법을 찾지 못하겠다는 지인들의 하소연이 자주 들려오곤 한다. 이처럼 나눔의 길을 찾고자 하는 모든 이웃에게 나눔이음 참여를 권하고 싶다.

나눔이라면 ‘기부’가 제일 먼저 떠오를 것이다. 기부가 반드시 규모가 커야 한다거나 돈으로만 해야 한다는 편견이 있다면 푸드뱅크에 참여해보길 바란다. 푸드뱅크는 생리대, 세제, 기저귀 등의 생필품을 나누는 사업이다. 최근 저소득층 생리대 지원사업이 화제였는데, 푸드뱅크를 통하면 누구나 따뜻한 나눔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휴먼네트워크 멘토링 사업을 통해 누군가의 멘토가 되어 자신의 재능을 나누는 방법도 있다. 이 사업에는 멘토와 멘티가 매칭돼 정기적이고 지속적인 상호 교류를 통해 함께 성장하는 이음의 가치가 깃들어 있다. 기업·기관·단체들이 더 효율적으로 기업사회공헌을 추진하도록 컨설팅을 하는 사회공헌정보센터는 개인을 넘어 사회 전체로 나눔의 기반을 확장시켜 나가고 있다.

나눔이음 사업들이 일상에서의 나눔 실천에 하나의 길잡이가 되길 소망한다. 홈페이지(www.nanumeum.net)에 접속하면 각 사업에 대한 많은 정보들을 접할 수 있다. 나눔을 실천하고 싶지만 참여할 방법을 모르거나 여유가 없어 선뜻 나서지 못한다면 한국사회복지협의회의 나눔이음 활동이 훌륭한 창구가 되어줄 것이다.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준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나눔은 충분히 이뤄질 수 있다. 이번 연말엔 작은 나눔으로 세상을 이어보는 건 어떨까. 함께하자 나눔이음!

차흥봉 한국사회복지協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