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차은택(47·구속 기소)씨의 법적 조력자로 김기동 검사장(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장)을 소개해줬다는 증언이 나왔다. 우 전 수석은 세월호 참사 당시 해경 압수수색을 막기 위해 전화로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부인하는 등 대부분 의혹에 “모른다” “기억이 안 난다”로 일관했다.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조사특위 5차 청문회에서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은 “차씨의 법적 조력자가 김 검사장이며 우 전 수석이 소개해줬다고 들었다”면서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과 많은 대화를 했던 고영태씨에게서 들은 내용”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씨가 귀국한 이후 최순실씨와 차씨가 차례로 들어왔다”며 “법률 조력을 받고 늦게 들어온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 전 수석은 그러나 “최씨는 모르고, 차씨를 김 검사장에게 소개해준 적도 전혀 없다”며 “차씨든 김 검사장이든 여기에 불러 확인해봤으면 좋겠다”고 반박했다. 김 검사장도 “공직자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발언으로 매우 유감스럽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지난 3월 차씨와 고교 동기인 후배 검사가 차씨가 저녁 식사하는 자리에 우연히 동석해 밥값을 내고 명함을 주고받은 게 전부”라고 부인했다.
우 전 수석은 2014년 6월 5일 광주지검의 해경 압수수색 당시 수사팀에 전화한 사실은 인정했다. 그는 “현장에서 검찰과 해경이 대치하는 상황이라는 얘기를 듣고 검찰 쪽 상황과 입장을 묻기 위해 전화했다”며 “중요한 수사를 두고 국가기관끼리 대치하면서 압수수색영장 집행에 문제가 생기면 안 돼 상황만 파악했다”고 말했다. 이어 “법률상 해결할 문제이지 청와대가 조정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 더 이상 (개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통화 상대가 당시 광주고검 안상돈 차장검사와 광주지검 이두식 차장검사, 윤대진 형사2부장검사 중 누구인지 묻자 “그중에 하나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우 전 수석은 장모인 김장자 삼남개발 회장과 최씨의 친분에 대해선 “(장모에게) 직접 여쭤봤는데 최씨를 모르고 골프도 안 쳤다고 한다”면서 “나는 최씨를 모른다. 그건 전부 장모님 관련 사안”이라고 답했다.
우 전 수석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민정수석이 된 후 직접 통화를 하면서 말씀하신 게 ‘항상 국가와 국민을 위해야 한다’였다”며 “그 진정성을 믿었기 때문에 박 대통령을 존경한다”고 말했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 대해서도 “비서실장으로 모셨다. 존경했다”고 말했다.
글=강준구 황인호 기자 eyes@kmib.co.kr, 사진=서영희 기자
‘모르쇠’ 방어막 친 우병우… 청문회 출석 제기된 의혹 부인 일관
입력 2016-12-22 17:58 수정 2016-12-22 2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