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세월호 7시간’ 설명 요구에 양측 엇갈린 반응

입력 2016-12-22 18:03
22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첫 준비절차기일을 마친 뒤 청구인(국회) 측과 피청구인(박 대통령) 측 표정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이진성 재판관이 ‘세월호 7시간’에 대한 박 대통령의 설명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소추위원 측은 “세월호 7시간 의혹을 규명하려는 헌재의 의지가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반면 피청구인 측 대리인은 “박 대통령을 만나 (내용을) 검토한 뒤 다시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탄핵 소추위원인 권성동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준비기일이 끝난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재판부가 심판 준비에 굉장히 열성을 기했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심판을 신속하게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읽을 수 있어서 다행스러웠다”고 말했다. “특히 (헌재가) 세월호 7시간을 규명하려는 의지가 굉장히 돋보였다는 평가를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소추위원들이 박 대통령 측 답변서를 공개해 논란이 된 부분에 대해 권 위원장은 “재판부가 공개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방침을 표시했으므로 (그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소추위원들은 최순실 고영태씨 등 28명의 증인을 신청했다. 권 위원장은 “수사기록을 못 본 상태에서 탄핵사유를 입증하기 위한 최소 인원”이라며 “수사기록을 받아 보고, 피청구인 측이 증거에 동의하면 (인원이) 대폭 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피청구인 측 기자회견은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피청구인 측 이중환 변호사는 박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행적에 대해 “청와대 비서실·안보실 등에 연락해 지시·보고 내용을 확인하겠다”고 말했다가, 취재진이 “대통령에게 직접 물어보지는 않느냐”고 질문하자 “제가 (대통령에게) 물어서 확인하겠다”고 답변을 바꿨다. 그는 “수명재판관이 ‘잘 아시는 분이 얘기를 하셔야 된다’고 하셨으니 그 취지에 맞게 자료를 내겠다”고 덧붙였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