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이 22일 0시를 기해 열흘간의 파업에 돌입했다. 조종사 노조 파업은 2005년 이후 11년 만이다. 노조는 사측과의 협상을 계속하면서 31일 자정까지 1차 파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파업의 가장 큰 쟁점은 임금협상이다. 지난해 임금협상 당시 노조는 회사 측에 임금인상률을 37%로 요구했다가 29%로 수정해 협상을 시도했었다. 하지만 사측이 일반노조와 협의한 1.9% 인상안을 고수하면서 합의가 결렬된 바 있다. 노조는 “10년간 회사 측에서 조종사의 실질임금을 깎아 외국과 임금격차가 2∼3배까지 벌어진 탓에 유능한 조종사들이 중국 등 해외로 대거 유출되고 있다”며 임금 현실화를 요구했다.
파업의 여파는 일단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10년 항공사가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되면서 파업을 하더라도 평소 인력의 80% 이상은 근무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비행 가능한 전체 조종사 2300여명 중 20%인 480명만 파업에 참여할 수 있다. 노조는 승객 불편을 최소화하고 다른 비행사들의 피로 누적을 막고자 189명만 1차 파업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사측이 추산한 파업 참여자는 174명이다.
파업 기간 동안 대한항공 여객기 총 135.5편(왕복기준, 0.5편은 편도)이 운항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국내·화물을 포함한 운항률은 93% 수준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1차(22∼26일)와 2차(27∼31일) 감편 계획을 통해 전체 기간에 결항하는 여객기는 국제선 24편(2%), 국내선 111.5편(15%)으로 구성했다. 또한 미주·유럽·동남아 등 중장거리 노선은 10일 동안 모두 정상 운항할 예정이다.
파업 첫날인 22일 대한항공은 제주와 내륙을 포함한 국내선 14편과 중국·일본 등 국제선 4편 등 총 18편을 결항한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아직까지 특별히 불편을 토로하는 고객은 없었다”며 “예약한 고객들에 대해 직접 연락을 통해 변경 안내를 하고 있으며, 승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허경구 기자 nine@kmib.co.kr, 사진=윤성호 기자
대한항공 조종사들 파업… 첫날 18편 결항
입력 2016-12-22 18:09 수정 2016-12-22 2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