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조종사들 파업… 첫날 18편 결항

입력 2016-12-22 18:09 수정 2016-12-22 21:23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가 22일 서울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에서 파업 출정식을 갖고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윤성호 기자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이 22일 0시를 기해 열흘간의 파업에 돌입했다. 조종사 노조 파업은 2005년 이후 11년 만이다. 노조는 사측과의 협상을 계속하면서 31일 자정까지 1차 파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파업의 가장 큰 쟁점은 임금협상이다. 지난해 임금협상 당시 노조는 회사 측에 임금인상률을 37%로 요구했다가 29%로 수정해 협상을 시도했었다. 하지만 사측이 일반노조와 협의한 1.9% 인상안을 고수하면서 합의가 결렬된 바 있다. 노조는 “10년간 회사 측에서 조종사의 실질임금을 깎아 외국과 임금격차가 2∼3배까지 벌어진 탓에 유능한 조종사들이 중국 등 해외로 대거 유출되고 있다”며 임금 현실화를 요구했다.

파업의 여파는 일단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10년 항공사가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되면서 파업을 하더라도 평소 인력의 80% 이상은 근무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비행 가능한 전체 조종사 2300여명 중 20%인 480명만 파업에 참여할 수 있다. 노조는 승객 불편을 최소화하고 다른 비행사들의 피로 누적을 막고자 189명만 1차 파업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사측이 추산한 파업 참여자는 174명이다.

파업 기간 동안 대한항공 여객기 총 135.5편(왕복기준, 0.5편은 편도)이 운항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국내·화물을 포함한 운항률은 93% 수준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1차(22∼26일)와 2차(27∼31일) 감편 계획을 통해 전체 기간에 결항하는 여객기는 국제선 24편(2%), 국내선 111.5편(15%)으로 구성했다. 또한 미주·유럽·동남아 등 중장거리 노선은 10일 동안 모두 정상 운항할 예정이다.

파업 첫날인 22일 대한항공은 제주와 내륙을 포함한 국내선 14편과 중국·일본 등 국제선 4편 등 총 18편을 결항한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아직까지 특별히 불편을 토로하는 고객은 없었다”며 “예약한 고객들에 대해 직접 연락을 통해 변경 안내를 하고 있으며, 승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허경구 기자 nine@kmib.co.kr, 사진=윤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