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최순실 국정조사특위 여야 위원들은 22일 열린 5차 청문회에서 개회 직후부터 청문회 운영 방안을 놓고 기싸움을 벌였다. 별도 청문회까지 개최하며 불러낸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증인석에서 한 시간 이상 이 모습을 지켜봤다.
발단은 증인과 참고인의 청문회 좌석 배치였다. 청문회 개회 전 증인석 맨 앞줄에는 우 전 수석과 청와대 간호장교였던 조여옥 대위 등 핵심 증인의 좌우로 K스포츠재단 정동춘 전 이사장, 노승일 전 부장, 박헌영 전 과장이 착석했다. 증인과 참고인이 한 줄로 앉는 것은 이례적이다.
특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박범계 의원은 즉각 반발했다. 박 의원은 “결국 김성태 (특위) 위원장과 새누리당 일부 위원들의 파행적 협의에 의해 ‘우병우·조여옥 청문회’ 물타기가 되고 있다는 강력한 심증을 굳혔다”며 “(위증교사 의혹 관련) 참고인이 우 전 수석과 조 대위 옆에 앉는 코미디가 연출됐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이완영 (의원)을 위한 청문회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은 “잘못된 것이 있으면 바꾸면 되는데, 어디서 함부로 말하느냐”고 맞받았다. 결국 김 위원장은 “야당 의원들의 지적이 수용된다”며 참고인 3명의 좌석을 뒷줄로 조정했다.
여야 위원들은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 의원들과 K스포츠재단 관계자 간 위증 모의 의혹을 놓고도 날선 공격을 주고받았다. 박 의원은 “정 전 이사장이 아무것도 모르는 새누리당 이완영 이만희 최교일 의원에게 사주해 위증 내용을 고치게 했는지, 의혹처럼 세 명의 의원이 정 전 이사장에게 말해 박 과장에게 위증모의와 위증교사를 한 것이 맞느냐는 것이 논란의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간사인 이완영 의원은 이에 대해 “국정조사는 증인에 대한 심문보다 위원회의 신뢰 회복이 더 중요하다”며 “위증교사 허위 주장은 기획된 정치공작이고, 야당은 거짓증언을 일삼는 증인 뒤에 숨어 동료의원에게 이중적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고 반박했다. 결국 국조특위는 청문회 위증교사 의혹을 특검에 수사 의뢰키로 의결했다.
청문회에서는 감정 섞인 발언도 쏟아졌다.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이완영 의원의 청문위원직 사임을 요구하던 중 이 의원을 ‘이완용 의원’이라고 지칭했다. 윤 의원은 “발음이 계속 이렇게 나와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도 이완영 의원을 ‘미꾸라지’에 비유하며 김 위원장에게 “미꾸라지를 제거해 달라”고 요구했다. 박 의원은 이완영 제척 의결을 요구했다.
우 전 수석의 답변 태도에 대한 특위 위원들의 지적도 이어졌다. 김 위원장은 오후 청문회에서 우 전 수석이 답변 도중 수차례 메모를 하자 “우병우 증인, 자세 바르게 하세요”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우 전 수석은 “어떻게 할까요?”라고 되물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여기가 민정수석실 회의장이냐, (부하직원들과) 회의하러 왔느냐, 자세 바르게 하고 위원들의 심문에 성의 있게 답변하라”고 경고했다.
최승욱 정건희 기자 applesu@kmib.co.kr
우병우 앉혀 놓고 국조 위원끼리 1시간 설전
입력 2016-12-22 17: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