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인간계 최강’으로 평가받은 라다멜 팔카오(30·AS 모나코)와 ‘악마의 재능’으로 불렸던 마리오 발로텔리(26·OGC 니스). 둘은 2014-2015 시즌을 앞두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로 건너갔다. 하지만 EPL은 녹록치 않았다. EPL에서 체면을 구긴 둘은 이번 시즌 영국 해협을 건너 프랑스 리그앙으로 갔고 나란히 부활의 찬가를 부르고 있다.
팔카오는 22일(한국시간) 모나코의 스타드 루이 되에서 열린 SM 캉과의 리그앙 경기에서 후반 3분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팀의 2대 1 승리를 이끌었다. 리그 13경기에서 11골을 넣은 팔카오는 득점 3위에 올라 있다.
콜롬비아 출신인 팔카오는 2011년 8월부터 2013년 7월까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에서 리그 등 93경기에 나서 70골을 넣으며 전성기를 보냈다. 당시 신계로 불리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와 견줄 정도라는 의미에서 ‘인간계 최강’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2013년 7월 AS 모나코 유니폼을 입은 그는 이듬해 9월 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로 임대 이적했다. 하지만 그는 평범한 인간계 선수로 변했다. 2014-2015 시즌 리그 26경기에 나섰지만 4골에 그쳤다. 다음 시즌엔 첼시(잉글랜드)로 임대 이적했지만 리그 10경기 출전에 1골밖에 넣지 못했다.
행복하지 못한 EPL 생활을 한 그는 AS 모나코로 돌아온 뒤 해결사 본능을 되찾았다. AS 모나코는 팔카오의 활약에 힘입어 13승3무3패(승점 42)로 2위를 달리고 있다. 팔카오는 최근 AS 모나코 홈페이지를 통해 “잉글랜드에서 보낸 2년 동안 사연이 많았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내가 여전히 살아있고 또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모두에게 증명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여름 이적시장 마감 직전 EPL 리버풀에서 니스로 이적한 발로텔리는 리그앙 9경기에서 8골을 터뜨리는 놀라운 골 결정력을 과시하고 있다. 니스는 발로텔리의 득점포를 앞세워 13승5무1패(승점 44)로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발로텔리는 유로파리그와 쿠프 드 라 리그(프랑스 리그컵)에서도 1골씩 넣어 총 10골을 기록 중이다.
1990년 8월 12일 이탈리아 레르모의 가나인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발로텔리는 전 세계 축구계가 주목했던 유망주였다. 그는 2007-2008 시즌 17세의 나이에 인터 밀란(이탈리아)에서 정식으로 성인 데뷔전을 치렀다. 2010년 8월 인터 밀란 시절의 스승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이 이끌던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로 이적했다. 2011-2012 시즌 각종 대회에서 17골을 기록하며 밥값을 했다. 기행과 불성실한 태도 등으로 자주 구설수에 오른 그는 2013년 1월 AC 밀란(이탈리아)으로 떠났다.
발로텔리는 2014년 8월 리버풀로 이적하며 EPL로 돌아왔지만 예전의 기량을 보여 주지 못하고 AC 밀란으로 임대되는 수모를 당했다.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은 임대 후 복귀한 발로텔리에게 “다른 팀을 찾아보라”며 사실상 방출을 통보했다. 결국 발로텔리는 이적료 한 푼 없이 니스로 가야 했다. 발로텔리는 자신을 받아 준 니스에 보답이라도 하듯 다시 악마의 재능을 발휘하고 있다. 하지만 악동 기질을 완전히 떨쳐 버리진 못한 것 같다. 그는 22일 치른 보르도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보르도의 이고르 레프추크를 걷어차 그라운드에서 쫓겨났다.
프로 선수에게 소속팀의 명성은 중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을 필요로 하는 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는 것이다. 이번 시즌 발로텔리와 팔카오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팔카오·발로텔리, EPL서 ‘빌빌’ 리그앙서 ‘펄펄’
입력 2016-12-23 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