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청주에 반도체 공장

입력 2016-12-22 18:18

SK하이닉스가 2조2000억원을 들여 충북 청주에 최첨단 반도체 공장을 세운다. 세계적으로 급증하는 낸드플래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적 투자 전략의 일환이다.

SK하이닉스 박성욱 사장은 22일 “청주에 건설되는 신규 반도체 공장은 4차 산업혁명 등 미래를 대비하는 SK하이닉스의 핵심기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규 공장은 청주 산업단지 테크노폴리스 내 23만4000㎡ 부지에 들어선다. 다음 달 설계에 착수하고 내년 8월∼2019년 6월 2조2000억원을 투자해 반도체 공장 건물과 클린룸을 건설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가 어려운 경기 전망에도 대규모 투자에 나선 것은 낸드플래시 시장 성장에 적극 대응하려면 생산기반이 선제적으로 확보돼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2015년 823억GB(기가바이트)였던 낸드플래시 시장은 2020년 5084억GB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 평균 성장률이 44%에 달하는 가파른 속도다. 또 모바일, PC 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메모리 가격은 당분간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다만 중국의 추격이 거세 국내 기업이 꾸준히 점유율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 국유 반도체 회사인 칭화유니그룹은 낸드플래시 부문에 27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중국 정부 차원에서도 반도체 산업에 10년간 170조원을 투자키로 하는 등 반도체 굴기(堀起)를 선언했다. 인텔은 중국 다롄공장에 6조원을 들여 3D 낸드 전용라인을 구축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이번 공장 건설이 지난해 8월 경기도 이천공장인 M14 준공식에서 선언했던 중장기 투자 계획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반도체 업계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해 46조원을 투입해 이천과 충북 청주에 총 3개의 반도체 공장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2008년 청주에 낸드플래시 공장을 준공한 이후 SK하이닉스는 생산능력을 확충해 오고 있다. 내년부터는 이천공장에서 3D 낸드플래시 양산도 시작한다. 여기에 추가로 공장을 확충하는 데는 3D 제품이 견인할 낸드플래시 시장 성장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통상 2년 이상 걸리는 반도체 공장 건설 기간을 고려해 생산기반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에 위치한 기존 D램 공장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 보완 투자에도 나선다. 2006년 준공된 우시공장은 D램 생산의 절반을 담당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향후 미세공정 전환에 필요한 공간 확보를 위해 내년 7월부터 2019년 4월까지 9500억원을 투입해 클린룸 확장을 진행할 예정이다.

글=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