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FC, 프로축구 첫 ‘네이밍 스폰서’ 도입 추진

입력 2016-12-23 00:01
파격적인 선수 영입으로 주목받고 있는 강원 FC가 이번엔 한국 프로축구 사상 처음으로 ‘네이밍 스폰서(명칭 후원)’ 도입을 추진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네이밍 스폰서란 기업이 비용을 지원하는 대신 팀이나 경기장 명칭에 기업 명칭을 붙이는 것이다.

강원 FC 관계자는 “강원 FC와 강원랜드가 네이밍 스폰서 협상을 벌이고 있다”며 “구체적인 조건에 대해 논의했다. 강원랜드는 29일 이사회를 열어 이를 최종 승인할 예정”이라고 22일 밝혔다. 강원랜드는 내년 K리그 클래식(1부 리그)에서 활약하는 강원에 기본적으로 80억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상위 스플릿(1∼6위)에 진출하거나 3위 안에 들어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따내면 추가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밍 스폰서 협상이 타결되면 내년 강원의 팀명은 강원랜드의 브랜드명인 하이원이 붙는 ‘강원 하이원’이나 ‘하이원 FC’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네이밍 스폰서가 열악한 재정으로 힘겨워하는 시도민구단들의 활로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국내 스포츠에 네이밍 마케팅이란 용어는 주식회사 서울 히어로즈가 2008년 현대 유니콘스를 인수하면서 일반인들에게 알려졌다. 히어로즈의 첫 번째 메인 스폰서는 국내 민간 담배회사인 우리담배로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간 300억원을 지원하는 조건으로 맡았다. 하지만 2008년 8월 우리담배가 KBO 가입금을 미납하면서 계약이 깨졌다. 자금난을 겪던 히어로즈는 2010년 2월 넥센타이어와 계약을 맺고 팀 명칭을 ‘넥센 히어로즈’로 변경했다. 이후 넥센은 프로야구 신흥 강호로 떠올랐다. 그리고 넥센타이어는 히어로즈와 결합하면서 급성장을 이뤄냈다.

강원의 조태룡 대표이사는 넥센 단장을 지냈던 인물이어서 강원랜드와의 네이밍 스폰서 계약에 큰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네이밍 스폰서는 1953년 맥주 회사 버드와이저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와 계약을 맺고 홈구장 명칭을 ‘버드와이저 스타디움’으로 바꾸면서 시작됐다. 현재 미국과 유럽 등 스포츠 선진국에선 네이밍 스폰서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