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산책, 여기 어때요-독개다리 스카이워크] 분단의 아픔 간직한 철교 역사·관광시설로 재탄생

입력 2016-12-22 21:14

국방부의 별도 출입절차 없이 민통선 내 임진강 경관을 자유롭게 조망할 수 있는 관광시설 독개다리 스카이워크 ‘내일의 기적소리’(사진)가 지난 21일 현판 제막식과 함께 본격 개장했다. ‘내일의 기적소리’ 명칭은 고은 시인이 통일을 향한 염원 등을 담아 직접 작명했다.

22일 경기도에 따르면 독개다리는 본래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운천리와 장단면 노상리를 잇는 경의선 상행선 철도노선으로 6·25때 폭격으로 파괴됐다. 이후 1953년 휴전협정 조인으로 일부를 임시로 복구해 국군 포로 1만2733명이 자유를 찾아 귀환했고 1998년 통일대교 개통 전까지 민통선 이북과 판문점을 잇는 유일한 통로로 그간 한반도 분단사의 비극과 아픔의 상징으로 국민들의 마음속에 자리잡아왔다.

경기도는 이 같은 상징성에 착안, 임진각 관광지를 찾는 연 600만명의 방문객들에게 분단의 아픔을 치유하고 미래 통일한국을 염원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이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내일의 기적소리는 기존에 남아있던 5개 교각을 활용해 길이 105m, 폭 5m 규모로 복원한 것으로 전쟁 이전 당시 철교의 형태를 재현한 것이 특징이다. 관람객들은 ‘과거’ ‘현재’ ‘미래’ 등의 구간으로 구성된 다리를 직접 걸어보며 6·25전쟁의 상흔이 남아있는 역사적 현장을 몸소 체험해볼 수 있다.

과거 구간은 경의선 증기기관차의 객차 형태로 꾸며져 마치 경의선 열차를 직접 타보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현재 구간에는 경의선 철도레일과 침목을 재현해 놓았다. 바닥에 깔린 매직글라스를 통해 임진강의 자연둠벙은 물론이고 전쟁 당시 교각의 총탄 자국 등을 직접 살펴볼 수 있다. 미래 구간 1층은 끝단 부분 강화유리를 통해 다리 하부와 임진강을 조망할 수 있다. 2층은 휴게시설을 설치해 임진강의 생태환경을 전체적으로 관찰할 수 있다.

고은 시인은 이날 축사에서 “내일의 기적소리는 한민족이라면 누구나 분단의 시름에 잠기는 감동의 장소로, 내일의 기적소리는 통일을 향한 오늘의 기적소리가 돼야 한다”며 “앞으로 통일이 되면 5000년 새로운 역사가 여기서 시작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내일의 기적소리는 내년 1월말까지 시범운영 기간에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파주=김연균 기자 yk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