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아웃] 스포츠계 어린 선수 성추행 스캔들 ‘발칵’

입력 2016-12-22 21:29

스포츠 강국 영국과 미국이 어린 선수들에 대한 성추행 스캔들로 발칵 뒤집혔다.

영국 언론 데일리메일은 22일(한국시간) 유소년 축구선수 시절 성추행을 당한 전 첼시 공격수 게리 존슨(57)의 사연을 소개했다. 그는 “13세 때 첼시 유소년팀에서 코치로부터 성추행을 당하고 평생을 심한 우울증에 시달렸다”고 털어놓았다.

첼시 구단은 그에게 5만 파운드(약 7400만원)를 주고 비밀을 지키라며 범죄행위를 덮기에 급급했다.

AFP 통신은 이날 “성추행 스캔들 피해자가 429명에 달한다”며 “연루된 축구 팀은 148개이며 용의자는 155명이다. 피해자의 나이는 사건 발생 당시 4세부터 20세까지 다양하다”고 보도했다. 사건은 모두 20여년 전에 벌어졌다. 영국 경찰은 모든 리그 클럽의 유소년팀 819개를 대상으로 조사를 하고 있다.

미국에선 체조 선수 성추행 문제가 불거졌다. 지난 16일 현지 언론은 “초·중·고를 포함해 미국 전역의 각급 체조 선수 368명이 코치와 감독 등 지도자로부터 20년 넘게 성추행을 당한 사실이 밝혀졌다”고 전했다.

‘스포츠 성추행’은 영국과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체육선수 성폭력 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에서 한해 평균 41건의 체육 선수 성폭력 사건이 스포츠인권센터에 접수됐다. 드러나지 않은 사건이 얼마나 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을’인 선수는 자신의 선수생활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절대 권한을 휘두르는 ‘갑’ 지도자에게 성적 학대를 당해도 침묵을 지킬 수밖에 없다.

존슨 사건에 덧붙일 한 가지. 그는 성추행 사건에 대해 “나의 잘못”이라고 했다. 그는 틀렸다. 그에겐 아무 잘못이 없다. 그 사실을 알았더라면 우울증에 빠지지 않았을 것이다.

김태현 기자, 삽화=전진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