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구 조사 3대 쟁점

입력 2016-12-21 21:08

통계청의 ‘2015 인구주택총조사 표본집계결과’에서 제시된 종교인구 통계에 대한 해석들이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통계의 신뢰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지만 이번 조사는 국가통계를 관장하는 통계청에서 막대한 예산과 인력을 투입해 실시한 것이다. 정확성과 신뢰성 면에서 최고의 통계인 셈이다. 그런데도 쉽게 설명하기 힘든 부분이 존재하는 이유는 뭘까. 세 가지 쟁점을 짚어본다.

①2015년 종교인구 조사 정확했나

통계청은 지난해 조사 때 인터넷을 적극 활용하고 5만명의 조사원을 투입해 방문면접 조사를 실시했다. 통계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 여러 가지 검증과 보정장치를 두는 등 최신 통계기법도 적용했다. 표본도 1000만명이 넘는다.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후보단일화에 사용되는 여론조사의 표본이 1000명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숫자다. 통계기법이 발전하면서 1000명의 표본 조사로도 사회적 추세를 읽는 데 지장 없는 수준이 됐다. 이번처럼 1000만명 이상을 조사했을 경우 오차율은 ±0.03(신뢰수준 95%)이다. 그런데도 표본조사라서 신뢰성이 낮다는 주장은 억지에 불과하다. 특히 이번 통계의 경우 서울의 종교인구 부분에서 서울시가 2007년부터 매년 실시해 온 ‘서울서베이 종교응답자 특성표’와도 패턴이 동일하다(표 참조). 신뢰성 면에서 의심할 여지가 없는 셈이다. 이 때문에 옥성득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처럼 통계청의 2005년 조사가 오히려 부정확했던 것 아니냐는 문제제기까지 나오고 있다(국민일보 12월 21일자 30면 참조).

②개신교인 왜 120만여명 늘었나

정확한 조사였다면 개신교인의 증가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가 쟁점이다. 목회현장에서 체감하는 분위기와 괴리된다는 점에서 논란이 가장 큰 부분이다. 일각에서는 ‘가나안 성도’(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교인)와 이단의 증가로 설명하려 하지만 설득력이 없다. 이들로 유입된 이들은 대부분 기존 교인들이어서 전체 개신교인의 증가로 이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남는 가능성은 두 가지다. 첫째, 옥 교수의 주장처럼 2005년 조사에서 개신교인 100만명 정도가 천주교인이라고 답했을 수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추정일 뿐, 객관적인 근거가 없다는 데 한계가 있다.

둘째, 한국교회가 지속적으로 새신자를 전도해온 게 교인 수 증가로 이어졌을 수 있다. 아무리 침체기라 해도 새신자는 지속적으로 유입된다. 그런데 기존 교인들이 교회를 떠나도 신앙은 버리지 않는다면 개신교인 전체의 수는 늘어난다.

서울의 한 대형교회 관계자는 “어렵다고 하지만 매년 새생명축제 때마다 1000명 이상의 새신자들이 교회를 찾았고, 기존 교인들은 이런저런 이유로 교회를 옮기거나 떠나도 종교까지 바꾸진 않는다”면서 “이런 부분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교인수 증가로 나타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③‘가나안’ 성도와 이단들의 영향은

100만명으로 추정되는 가나안 성도 외에 이단들도 이번 조사에서 개신교인이라고 답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신현욱 신천지대책전국연합 대표는 “이단들도 이번 조사에서 자신의 종교를 개신교라고 표기했을 것”이라며 “개신교인으로 조사된 이들 중 100만명 정도는 이단에 미혹된 정통교회 성도들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가나안 성도와 이단들의 존재는 한국교회에 시사하는 점이 크다. 개혁과 갱신, 복음의 본질 회복을 통해 교회를 떠난 성도들의 발길을 되돌리고, 이단들에 대한 적극 대처를 통해 길 잃은 양들을 바른 길로 인도하는 게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는 한국교회의 당면과제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화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사무총장은 “한국교회는 철저한 개혁과 갱신을 서두르는 동시에 국내 최대 종교에 걸맞게 하나 된 연합기구를 만들어 사회적 섬김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글=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그래픽=이영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