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씨 이화여대 특혜 입학에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관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은 21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박 대통령이 평소 전화 통화를 하는 대학 총장이 3명 있다. 그중 한 명이 최경희 전 이대 총장”이라며 “정씨의 이대 입시를 앞두고도 잘 봐달라고 했다. 대통령이 부정입학 로비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 의원은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 변호인단은 “박 대통령은 최 전 총장과 통화한 사실이 없고, 정씨 입학 여부에 대해서도 아는 바 없다”고 반박했다. 청와대는 별도 입장을 내지는 않았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라며 “검찰 수사에서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정윤회씨가 현직 부총리급 인사의 인사청탁 대가로 7억원을 받았다는 조한규 전 세계일보 사장의 지난 15일 ‘최순실 청문회’ 주장도 다시 거론됐다. 이번에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이름이 언급됐다. 노 의원은 “이 총재와 정윤회씨가 강원도 정선 고향 선후배 사이다. 확인해 보라”고 말했다. 한은은 “이 총재는 정윤회씨와 일면식도 없고, 출생지역이 같다는 사실도 오늘 알았다”며 의혹을 반박했다.
국민의당 정동영 의원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법무부 장관 시절 ‘세월호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광주지검이 해경청장을 과실치사로 기소하려 하자 황 권한대행이 방해하고 외압을 넣지 않았느냐. 외압이 사실이면 검찰청법 위반이고 탄핵 대상”이라고 몰아붙였다. 황 권한대행은 “사실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답변을 이어가던 황 권한대행은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과 언성을 높이며 신경전을 벌였다. 국조특위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은 청와대 직원들을 나오게 해야 한다는 지적에 황 권한대행이 “강요할 수 없다”고 하자 하 의원이 발끈했다. 하 의원은 “명백히 답변하지 않으면 또다시 최순실에게 부역한다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 촛불에 타 죽고 싶으냐”고 독설을 퍼부었다. 황 권한대행은 이에 대해 “함부로 말씀하지 마십시오. 부역이라니요”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말씀하실 때 삿대질하지 마십시오”라고 맞받았다. 황 권한대행은 지난달 긴급현안질문에서 ‘오방낭 설전’을 벌였던 민주당 이재정 의원과도 언쟁했다. 이 의원이 “최순실을 지라시를 보고 알았다면 무능한 것이고, 알고 있었다면 유능한 거짓말쟁이”라고 비판하자 황 권한대행은 “동의하지 못한다”고 응수했다.
황 권한대행은 대정부 질문 후 여의도 한 식당에서 새누리당 정우택 원내대표 등 지도부와 만찬 회동을 했다. 황 권한대행은 “막중한 소임을 맡아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당과 정부가 힘을 합쳐 국정이 조속히 정상화되고 정부가 국회와 소통하는데도 많은 도움을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 원내대표는 “권한대행이 저와 고교, 대학 학연이 있어 명콤비로 보일 것”이라며 “난국을 극복해가는 데 콤비플레이를 해보자”고 화답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노웅래 “朴 대통령이 정유라 이대 부정입학 로비”
입력 2016-12-21 17:57 수정 2016-12-22 00: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