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삶’ 30년… 고난 받는 성도들의 버팀목

입력 2016-12-21 21:08

다음세대에게 신앙을 전하고, 신앙 공동체를 세우는 데 기여해온 교계의 대표적 묵상(QT)집 ‘생명의 삶’(두란노서원)이 내년 창간 30주년을 맞는다. 두란노서원(원장 이형기)은 21일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모두가 말씀 앞으로 나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QT세미나 등 한국교회를 위한 사역을 준비 중”이라며 “디자인과 내용을 새롭고 다양하게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1987년 고(故) 하용조 목사가 창간한 ‘생명의 삶’은 30년 동안 우리말 성경판과 개역개정판 등 다양한 한국어 버전으로 출간됐고, 영어 일본어 중국어 러시아어 인도네시아 등 여러 언어로 번역돼 세계 곳곳에 배포되고 있다.

‘생명의 삶’은 세대나 신앙의 깊이나 연령에 관계없이 폭넓은 독자층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란노서원 관계자는 “풍부한 본문 해설과 다양한 예화가 담겨 있어 큐티 초보자부터 깊이 있는 묵상을 원하는 이들까지 다 만족하는 것 같다”며 “스마트폰 어플이나 이메일 서비스를 통해 언제 어디에서나 큐티를 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두란노서원에는 ‘생명의 삶’을 통해 말씀을 가까이 하면서 하나님의 은혜를 누린 이들의 간증이 많다.

김현숙(53)씨는 ‘생명의 삶’을 통해 고난 중의 순종을 배웠다. 김씨의 남편은 급성장하던 사업체의 대표였지만 갑자기 회사를 잃었고 선교사로 훈련을 받던 중 뇌출혈로 쓰러졌다. 하나님을 향한 소망이 짓밟히는 것 같았다. 주일 교회에 갈 수조차 없던 김씨는 남편을 간병하면서 ‘생명의 삶’으로 말씀을 묵상했다.

어느 날 “그가 아들이시면서도 받으신 고난으로 순종함을 배워서 온전하게 되셨은즉 자기에게 순종하는 모든 자에게 영원한 구원의 근원이 되시고”(히 5:8∼9)란 말씀이 다가왔다. 그는 “순종을 배워 온전해지도록 하나님이 내게 고난을 주셨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그것이 또 다른 하나님의 사랑임을 알았다”고 말했다. 남편은 뇌 손상을 입었지만 기적같이 소생했다. 후유증은 남았지만 김씨는 “고난 중에 주님만 바라보는 눈을 열어 주셨고, 어떤 상황에서도 평안할 수 있는 믿음을 주신 것에 감사드린다”고 고백한다.

김권종(43)씨 부부는 결혼 후 여러 해 동안 아기가 생기지 않아 마음고생을 했다. 김씨는 “매월 교회의 유아세례식 때마다 눈물을 흘렀다”고 한다. 큐티를 하던 중 “보라 자식들은 여호와의 기업이요 태의 열매는 그의 상급”(시 127:3)이라는 말씀을 읽었다. 부부는 하나님이 아이를 주실 것을 믿고 현재에 감사하는 것이 믿음이라는 걸 깨달았다. 부부는 계속 기도했다.

결국 결혼 10년 만에 아들을 얻었다. 김씨는 “하나님의 큰 은혜라는 뜻으로 아들의 이름을 태은이라고 지었다”며 “태은이가 태어나던 날, ‘생명의 삶’ 본문이 우리가 5년 동안 붙잡고 기도한 시편 127편이어서 너무나 감격했다”고 한다. 김씨 부부는 태은이를 선물로 받고 그동안의 아픔을 치유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