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빼고… 러·이란·터키, 시리아 협상 중재

입력 2016-12-21 18:18
시리아 알레포에서 탈출한 아이가 지난 16일(현지시간) 이들리브 소재 병원 침대에 앉아 있다. AP뉴시스

러시아와 이란, 터키가 시리아 정부와 반군 간 평화협상을 중재하기로 합의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사회는 이 협상에 초대받지 못했다.

20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이란, 터키 외교·국방장관은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회담을 갖고 “3국이 시리아 평화협상의 보증인 역할을 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시리아 휴전 확대의 중요성, 자유로운 인도주의적 지원, 시리아 국경에서의 민간인 이동에 3국이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공동성명에서 서방사회의 역할은 거론되지 않았다.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과 반군 간 협상은 러시아와 미국, 유럽, 수니파 아랍국가의 중재 아래 진행됐다. 미국과 러시아는 시리아 사태의 해결을 위해 수차례 머리를 맞댔다.

하지만 지난주 시리아 정부군의 알레포 동부 탈환을 앞두고 진행된 휴전 협상에서 미국과 유럽, 유엔은 배제됐다. 대신 정부군을 지원해 온 러시아와 이란은 반군 측에 선 터키와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러시아는 이번 회담을 통해 서방의 협력 없이 주도적으로 시리아 사태를 마무리 짓겠다는 구상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신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