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비주류의 좌장 격인 김무성 전 대표가 21일 “당이 박근혜 대통령의 사당(私黨)으로 전락해 국민과 당원 동지 여러분을 실망시켰다”면서 사죄 입장을 밝혔다. 비주류 핵심인 유승민 의원은 “우리 자식들에게도 떳떳할 수 있는 보수를 새로 시작하기 위해 밖으로 나가겠다”고 했다.
김 전 대표는 국회에서 비주류 의원들과 회동 후 탈당 계획을 밝히며 “새로운 길을 가기에 앞서 국민 여러분께 석고대죄하면서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의 불통 정치는 헌법 유린으로 이어지면서 탄핵이라는 국가적 불행을 초래했고, 목숨을 걸고 싸우면서 막아야 했지만 노력이 부족했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2014년 7월부터 지난 4월까지 약 1년9개월간 집권여당 대표를 맡았지만 박 대통령과 청와대의 일방통행식 행보에 제동을 걸지 않았던 것에 대한 사과였다.
김 전 대표는 또 “2012년 박근혜정부 탄생을 위해, 국가 발전과 국민 행복을 위해 온몸을 바쳐서 뛰었다”며 재차 사과했다. 그는 2012년 18대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캠프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을 맡았다. 그는 “한없이 부끄럽고 죄송한 마음으로 국민 여러분과 당원들께 엎드려 사죄한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유 의원은 이 자리에서 “저는 평소에 보수가 바뀌면 대한민국이 바뀐다는 신념으로 정치를 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새누리당에서 보수 개혁, 보수 혁명을 통해 새로운 정치혁명을 해보고자 노력했지만 새누리당 안에서는 정치혁명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했다.
유 의원은 “마지막까지 탈당은 ‘최종 카드’라고 생각하고 고민했다. 그런데 최근 사흘 동안 친박(친박근혜)계의 행태와 진심을 보면서 결심했다”고 강조했다. 또 정우택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제안하더라도 탈당을 번복할 뜻이 없다고 했다. 그는 정 원내대표를 향해 “정치를 좀 진심을 갖고 했으면 좋겠다”고 비난했다.
글=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사진=김지훈 기자
김무성 “새누리 朴의 사당 전락” 유승민 “떳떳한 보수 시작”
입력 2016-12-21 17: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