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가려다가 건진 세기의 특종

입력 2016-12-22 04:01
터키 경찰 메블뤼트 메르트 알튼타시가 지난 19일(현지시간) 오후 7시쯤 앙카라 현대미술관에서 안드레이 카를로프 주터키 러시아대사를 사살한 뒤 "알레포를 잊지말라"고 외치고 있다. AP통신 사진기자 부르한 오즈빌리치가 포착한 사진. AP뉴시스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난 침착했다. 이 사건을 기록할 책임이 있었다. 나는 기자다. 내 일을 해야만 했다.”

AP통신 사진기자 부르한 오즈빌리치가 안드레이 카를로프(62) 주터키 러시아대사가 피격된 순간 이 같은 생각이 스쳤다고 21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밝혔다. 오즈빌리치는 지난 19일 오후 7시 터키 앙카라의 현대미술관에서 터키 경찰 메블뤼트 메르트 알튼타시(22)가 카를로프를 사살한 직후 모습을 카메라 렌즈에 담았다. 전 세계에 타전된 이 사진은 피격 현장의 충격을 고스란히 전했다.

오즈빌리치는 당초 미술관에서 열린 사진전 개막식에 갈 생각이 없었다. 귀가 도중 순간적으로 결정했다. 그는 “카를로프의 축사 장면을 찍어놓으면 나중에 유용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사진전 명칭은 ‘터키인의 눈으로 본 러시아’였다.

그러나 개막식은 예상치 못하게 흘러갔다. 오즈빌리치는 “카를로프의 사진을 찍을 때까지만 해도 알튼타시는 차분하게 서 있었다”며 “그가 무장괴한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축사를 시작한 카를로프를 촬영하려고 가까이 가려는 순간 총성이 울렸다. 바로 몇 m 앞에서 대사가 쓰러졌다”며 “평화롭던 사진전이 순식간에 지옥으로 변했다”고 전했다.











신훈 기자 zorb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