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10개 구단 감독들은 2016-2017 시즌 개막 직전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어떤 팀들이 6강 진출에 실패할지 궁금하다”고 입을 모았다. 10개 구단의 전력이 그만큼 평준화됐다는 의미다. 3라운드가 진행 중인 프로농구에서 플레이오프 진출의 마지노선인 6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허리 싸움이 전개되고 있다. 시즌 반환점을 향하는 시점에서 중위권을 유지해야 상위권 도약을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공동 5위 울산 모비스(10승 10패)와 인천 전자랜드(11승 11패), 7위 창원 LG(10승 11패)가 순위를 바꿔가며 힘겨루기를 하는 모양새다. 일단 모비스의 분위기가 가장 좋다. 양동근과 이종현 등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신음을 앓던 모비스는 이달 들어 7경기 5승 2패로 약진했다. 지난 2일 전자랜드전 패배 이후 4연승으로 5할 승률을 지켜냈다.
외국인 선수 찰스 로드와 함지훈 전준범 등이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악동’ 로드는 유재학 감독의 조련 아래 제몫을 하고 있다. 경기당 평균 23.15점 11.2리바운드로 활약 중이다. 함지훈은 평균 35분 이상을 뛰며 내외곽과 공수 전반에서 마당쇠 역할을 하고 있다. 전준범은 최근 7경기에서 평균 3.7개의 3점슛으로 외곽 공격을 도맡고 있다. 지난 14일 전자랜드전에서 정규리그 개인통산 최다인 7개의 3점포를 터뜨렸다.
모비스의 전략은 ‘버티기’다. 내달 초 ‘야전사령관’ 양동근의 복귀가 예정돼 있다. 오른발 피로골절 부상을 입은 이종현도 내달 말쯤 돌아온다. 여기에 가드 이대성(상무)이 군복무를 마치고 합류하면 단숨에 강팀의 면모를 되찾는다.
전자랜드는 순위를 지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 시즌 초 베테랑 박찬희와 정영삼을 필두로 조직적이고 빠른 농구를 펼쳤다. 하지만 경험이 부족한 정효근 강상재 이대헌 등 젊은 포워드들이 들쭉날쭉한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이달 들어 3승 5패로 하락세를 탔다.
무엇보다도 외국인 선수 제임스 켈리의 부상이 가장 마음에 걸린다. 켈리는 경기당 평균 23점 10리바운드로 전자랜드 공격을 이끌던 선수다. 20일 안양 KGC인삼공사전에서 돌파 이후 착지를 하다 발목을 다쳤다. 최소 2∼3주 결장이 예상된다.
LG도 이달 들어 5승 2패를 거두며 공동 5위 그룹을 0.5경기 차로 추격 중이다. 김영환과 기승호의 득점력이 살아났다. 시즌 초반 부상을 당했던 센터 김종규가 경기를 거듭하며 본래의 모습을 되찾고 있다. 김종규는 3, 4쿼터 승부처에서 상대 기를 꺾는 화끈한 블록슛과 리바운드로 팀 사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LG는 또 한 번의 반전을 통해 도약을 준비한다. 21일 외국인 선수 마이클 이페브라를 퇴출시키고 마리오 리틀을 데려오는 깜짝 카드를 집어 들었다. 이페브라는 경기당 평균 14.93점으로 준수한 공격력을 선보였다. 그러나 LG는 시즌을 멀리 내다보고 수비 능력까지 갖춘 리틀을 선택했다.
한편 서울 삼성은 21일 접전 끝에 고양 오리온을 84대 79로 제압하고 시즌 첫 연패에서 벗어났다. 15승(6패)째를 올린 삼성은 오리온(14승 7패)을 3위로 밀어내고 단독 2위에 올랐다.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26점 18리바운드를 기록하며 골밑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원주 동부는 전주 KCC를 75대 67로 제압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프로농구] ‘PO 마지노선’ 3중 충돌
입력 2016-12-21 18:25 수정 2016-12-21 2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