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최고 슈터로 정상 노린다

입력 2016-12-21 04:11
안양 KGC 인삼공사의 이정현이 20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프로농구 정규리그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와의 경기에서 어려운 자세로 레이업 슛을 시도하고 있다. KBL 제공

한국프로농구(KBL) 안양 KGC 인삼공사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슈터 이정현(29)은 프로 데뷔 초 ‘화려한 식스맨’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살았다. KGC가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한 2011-2012시즌에는 양희종 오세근 김태술(서울 삼성) 박찬희(인천 전자랜드) 등 초호화 멤버들이 주축이었다. 이정현은 국내 최고 슈터의 자질을 갖추고도 자신만의 농구를 할 수 없었다. 4년이 지난 지금 이정현은 KGC의 주포 자리를 꿰찼다. KGC는 이정현의 커리어하이 활약 속에 올 시즌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정현은 KBL 최고의 토종 득점원이다. KGC 김승기 감독은 비시즌 동안 공격력이 뛰어난 이정현을 중심으로 짜여진 맞춤형 전술을 준비했다. 이정현은 20일 현재 올 시즌 국내선수 득점 1위(18.14점), 스틸 1위(2.14개), 3점슛 2위(2.9개), 어시스트 5위(5.8개) 등 주요 부문에서 월등한 성적을 내고 있다. 2라운드에서는 최우수선수(MVP)상까지 거머쥐었다. 경기당 평균 출전시간은 32분 5초로 데뷔 후 가장 길다. 이제 누구도 그를 2인자라 부르지 않는다.

KGC는 16승 5패로 리그 단독 1위다. 상승세의 원동력은 화끈한 공격 농구다. 경기당 평균 득점이 89.3점으로 10개 구단 중 가장 높다. 슛·패스·돌파 능력을 고루 갖춘 이정현은 KGC표 공격 농구의 핵심 자원이다. 때로는 191㎝ 89㎏의 탄탄한 체격 조건을 앞세워 센터들이 선보이는 포스트업 공격까지 펼친다. 공격 기술은 어느 것 하나 부족한 게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정현은 승부처에서 더욱 폭발적인 공격력을 뽐내는 해결사 기질 때문에 팀 기여도가 높다. 올해 21경기에서 총 381점을 기록했는데, 이중 4쿼터 득점이 121점이다. 전체 득점의 31% 이상을 마지막 쿼터에 몰아넣어 ‘4쿼터의 사나이’로도 불린다.

KGC는 20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프로농구 정규리그 전자랜드와의 경기에서 101대 93으로 승리했다. 이정현은 3점슛 3개 포함 24점 6리바운드 8어시스트 2스틸로 활약하며 팀의 6연승을 이끌었다. 그는 전방위적인 공격과 득점으로 전자랜드의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데이비드 사이먼(30점), 오세근(7점) 등 ‘빅맨’들과 찰떡호흡까지 자랑했다.

KGC는 이정현의 활약과 더불어 오세근이 부상 없이 시즌을 치르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3라운드 현재 KGC는 서울 삼성, 고양 오리온과 함께 리그 3강 체제를 구축했고, 4년 만에 정상 탈환까지 노리고 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