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유치원 원장들이 원비를 개인적으로 사용하거나 당초 계획에 없는 교육을 실시해 학부모들로부터 별도의 강사비를 받는 등 회계부정이 만연한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교사들은 박봉에 시달리고 일부 원아들은 한끼에 1000원도 안되는 급식을 제공받기도 했다.
경기도교육청 시민감사관은 20일 경기교육청에서 도내 원아 100명 이상의 사립유치원 60곳을 대상으로 지난 1년여간 실시한 첫 회계감사의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A유치원 운영자는 2014∼2015학년도 신용카드로 약 11억9000만원을 골프장이나 개인 의류 매장 등에서 사용했다. B유치원 운영자는 인근의 다른 유치원 원장을 특별강사로 등록하고 2년에 걸쳐 세무신고 없이 매월 180만원을 지급했다. C유치원에서는 원장 아들이 성인용품을 구매한 뒤 유치원 회계로 처리하기도 했다.
또 누리과정 교육활동 시간에 놀이체육, 재즈발레, 요리, 청각 놀이 등 운영계획과 상이한 특성화교육을 실시해 학부모들에게 별도의 강사비와 재료비를 받아온 유치원들도 적발됐다.
도교육청 시민감사관은 사립유치원 감사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사적 재산증식, 사적 사용, 가장 거래, 가족중심 운영, 교육과정 편법운영 등 5가지 유형으로 나눴다.
송병춘 시민감사관 대표는 “감사 대상 유치원 중 지적사항이 없는 곳은 한 곳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운영자와 원장들은 월 1000만원이 넘는 고액 급여를 받아가면서 유치원 명의의 카드를 사치품이나 정치후원금 등 사적으로 사용한 반면 교사들은 박봉과 열악한 근로조건에 놓여있었고 원아들 급식재료비는 한 끼에 1000원도 안 되는 곳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
유치원비 흥청망청… 골프치고 성인용품 구입하고
입력 2016-12-20 2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