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19일 발표한 ‘2015 인구주택총조사 표본집계결과’에서 개신교가 선교 130년 만에 국내 1대 종교가 됐다. 무종교인이 국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청소년·청년층의 무종교인 비율이 60%를 넘어선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교회가 영적 가치를 제시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무신론·이단 확산 속 종교인구 감소
이번 조사에선 개신교 종교인구가 1.5%P 늘어난 반면 불교는 7%P, 천주교는 3%P 가량 감소했다. 무종교인의 비율은 20대(64.9%), 10대(62.0%), 30대(61.6%) 순으로 높게 나왔다. 특히 40대와 20대, 10대의 무종교인 증가폭이 높았다.
조성돈 실천신학대학원대 교수는 “종교인구가 줄면서 불교와 천주교가 직격탄을 맞았다. 신앙적 확신 면에서 개신교가 나았다는 것을 암시한다”면서 “다원화 시대 속에서 개신교가 주일성수 등 신앙훈련을 했던 것이 유효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무종교인의 증가폭이 높았던 세대는 40대 후반의 부모세대와 20대 초반 대학생 자녀, 10대 중·고등학생 자녀세대”라면서 “이는 실직 위기, 취업난, 학업 때문에 고통 받는 ‘힘든 세대’에게 신앙의 가치가 무엇인지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라고 조언했다.
하도균 서울신대 전도학 교수는 “사회가 발달할수록 무신론적 지성주의가 팽창하게 돼 있다”면서 “이번 조사에서 개신교가 국내 최대 종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교회에서 무종교인으로 빠져나가는 수가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하 교수는 “개신교는 1대 종교라는 위치에 자만하지 말고 국민들에게 인생의 존재의미, 가치에 답을 주는 종교 역할을 충실히 감당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단들의 세력 확장도 주목해야 한다. 진용식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장은 “통계청 조사에서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구 안상홍증인회)’ 등 이단들도 개신교 신자라고 답변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단 때문에 조사결과와 목회현장의 체감도 괴리현상이 발생했다는 뜻이다. 한국교회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대목이다.
청소년·청년층이 종교순위 핵심 변수
무종교인수가 점점 증가하는 악재 속에서도 개신교가 1대 종교로 올라 설 수 있었던 것은 세대별로 고르게 분포된 성도수에 있다. 실제로 개신교인 967만6000여명 중 33%가 0∼30세에 분포돼 있다. 개신교는 10세 미만이 91만5317명, 10세 이상∼20세 미만 122만6329명, 20세 이상∼30세 미만이 105만1593명이다. 불교나 천주교에 비해 2∼3배 많은 수치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종교순위의 핵심변수 역할을 한 것은 청소년과 청년세대였다. 하 교수는 “교회가 젊은이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선 호주 힐송교회처럼 굉장히 현대적이면서도 전문적이며 복음적인 교회가 되어야 한다”면서 “개신교는 세상과 교회의 경계선에서 젊은이들의 삶에 익숙해지고 그들의 삶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변창배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사무총장 서리도 “앞으로 인구가 급격히 줄어드는 ‘인구절벽’이 ‘교인절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무척 높다”면서 “교회는 차세대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30대를 반드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교인절벽’ 맞기 전에… 교회, 영적 목마름에 답해야
입력 2016-12-20 20: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