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빛나 “어려운 아이들 마음 이해… 100명 후원 비전 이룰 것”

입력 2016-12-20 21:27 수정 2016-12-21 18:00
개척교회 목회자 딸로 필리핀 청소년을 후원하고 있는 이빛나양이 지난 17일 서울 용산구 한남대로 한국컴패션에서 열린 ‘2016 연말 YVOC 콘서트 작은 예수’에서 후원의 기쁨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한국컴패션 제공

“하나님께서 저에게 가난을 허락해주신 이유를 깨달았어요.”

지난 17일 서울 용산구 한남대로 한국컴패션에서 열린 ‘2016 연말 YVOC(청소년 홍보대사) 콘서트 작은 예수’ 현장. 고등학생으로 필리핀 청소년을 후원하고 있는 이빛나(18)양이 차분한 목소리로 고백했다.

이양은 “가난한 아이들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하나님의 마음을 알 수 있도록 저에게 어려운 환경을 허락해주신 것”이라며 “후원을 통해 더 풍성한 삶을 경험하고 있다. 100명의 어린이를 후원하는 게 저의 비전”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에 사는 이양은 2012년 배우 차인표씨가 출연한 방송프로그램을 보고 해외 빈곤 아동을 후원하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됐다. 차씨는 어린이 결연을 통해 얻은 행복과 어린이들이 갖게 될 희망을 강조했다.

그러나 개척교회 목회자 딸인 이양에게 매달 후원금 4만5000원은 용돈보다 훨씬 큰 금액이었다. 이양은 10평 남짓한 반지하 건물에서 부모님, 오빠와 함께 살고 있다.

지난해 삼성꿈장학재단에서 장학생을 선발한다는 소식을 듣고 이양은 매일 아침 기도했다. “하나님, 장학생으로 선정되면 아이를 한 명 후원할게요. 저의 이익이 아닌 하나님의 마음이 향한 곳에 장학금을 사용하겠습니다.”

경쟁률이 매우 높았지만 장학생으로 선정됐고 지난해 6월부터 필리핀에 사는 엘드리지 모스코소(12)군을 후원하기 시작했다. 바쁜 와중에도 모스코소군에게 말씀과 격려의 메시지가 담긴 편지를 정성스럽게 써서 보냈다. YVOC로서 매달 나눔 및 리더십교육도 받았다.

지난 1월에는 여름에 진행되는 컴패션 비전트립을 통해 모스코소군을 꼭 만나고 싶다는 소망을 품었다. 모스코소군을 만나려면 120만원에 가까운 비용이 필요했다. 그의 기도는 또 응답받았다. 개인 후원자들이 이양의 비전트립 비용을 후원해준 것이다.

이양은 “인간의 생각으로 만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하나님께서 비용을 채워주셔서 모스코소군을 만날 수 있었다”며 “그를 만난 순간 너무 귀한 보물을 만났다는 생각에 감사의 눈물을 흘렸다”고 고백했다.

지난 8월 모스코소군과 보낸 4박5일의 시간은 너무 빨리 지나갔다. 헤어질 무렵 눈시울을 붉힌 모스코소군이 이양에게 안겼는데 이양은 놀랍게도 하나님의 따뜻한 메시지를 들을 수 있었다. “빛나야 모스코스가 너무 예쁘고 귀하지? 그게 널 향한 나의 마음이란다.”

비전트립에 다녀온 이후 이양은 친구들에게 이 같은 일을 간증하며 어린이 후원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텅 비어있던 저의 삶이 모스코소로 인해 꽉 채워졌어요. 후원을 하고 싶은데 여건이 되지 않는다면 저처럼 기도를 통해 하나님께서 길을 열어주시는 것을 경험해보세요.” 이양의 미소가 밝고 아름다웠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