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19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발생한 트럭 테러를 ‘이슬람 테러리스트의 기독교인 학살’로 규정하며 맹렬히 비난했다. 이날 베를린과 터키 앙카라, 스위스 취리히에서도 테러가 속출하자 국제사회가 일제히 희생자를 애도하며 테러를 규탄했다.
트럼프는 “베를린에서 일어난 끔찍한 테러 공격으로 희생당한 이들의 가족과 친지들에게 위로의 마음과 기도를 전한다”는 성명을 냈다. 그는 성명에서 “크리스마스 연휴를 준비하던 무고한 민간인들이 거리에서 살해됐다”며 “이슬람국가(IS)와 다른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은 전 세계적 지하드(성전)의 하나로 기독교 지역사회와 예배공간에서 끊임없이 기독교인들을 학살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테러리스트와 그들의 지역과 전 세계 네트워크를 지구상에서 뿌리 뽑아야 하며, 이는 우리가 자유를 사랑하는 모든 파트너와 함께 수행해야 할 임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이날 터키 주재 러시아대사가 터키 경찰에 저격당한 사건에 관해서는 “대사 살해는 문명화된 사회의 규칙을 어긴 것으로 규탄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트위터에도 “오늘 터키와 스위스, 독일에서 테러 공격이 있었다. 점점 나빠지고 있다. 문명화된 세계는 생각을 바꿔야 한다”는 글을 남겼다.
미국 정부도 베를린과 앙카라 테러를 강하게 비판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네드 프라이스 대변인은 “미국은 베를린 크리스마스 시장에서 수십명의 사상자를 낸 테러 공격을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 우리 삶과 사회를 위협하는 모든 것에 맞서 베를린과 함께 싸우겠다”는 성명을 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러시아대사가 살해된 앙카라 테러에 대해 “안전하게 자국을 대표해야 할 모든 나라 대사들을 공격한 것과 같다”며 “러시아와 터키가 이 비열한 공격행위를 조사하는 것을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하와이에서 2주간의 휴가를 보내고 있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트위터에 “프랑스인들은 모든 유럽을 강타한 비극과 마주한 독일인들과 슬픔을 함께 나눈다”는 메시지를 올렸다. 안젤리노 알파노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이번 공격이 우리의 테러 척결 의지에 어떤 변화도 주지 않을 것”이라며 독일 정부와의 긴밀한 협조를 다짐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도 애도와 연대의 뜻을 전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를 앞두고 베를린에서 니스 테러와 유사한 대형 테러가 발생하자 유럽 각국은 황급히 테러 경계 강화에 나섰다. 특히 스위스는 이날 오후 취리히 이슬람사원 인근에서 괴한의 총격으로 3명이 중상을 입자 치안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프랑스 내무부는 전국 크리스마스 시장의 경계수위를 높였다. 영국도 크리스마스 시장 주변에 경찰 배치를 늘렸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트럼프 "이슬람 테러리스트가 기독교인들 학살 했다"
입력 2016-12-20 18: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