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계속되는 강력한 스모그로 인해 중국의 일상이 무너지고 있다. 스모그를 피해 남쪽으로 피난을 가는 ‘스모그 난민’까지 생겨나고 있다.
지난 15일 밤부터 중국 북부를 강타하고 있는 최악의 스모그로 인해 베이징을 비롯해 최소 24개 지역에 스모그 적색경보가 발령된 상태다. 베이징은 20일 PM 2.5(지름 2.5㎛ 이하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당 500㎍ 가까이 치솟고 한때 가시거리가 50m 이하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서는 항공기 200편 이상이 취소되고 주요 고속도로와 간선도로도 폐쇄되면서 곳곳에서 몸살을 앓았다.
허베이성 성도인 스좌장의 한 관측소는 전날 오후 PM 2.5와 PM 10 농도가 모두 ㎥당 1000㎍을 넘어서 ‘쌍천(雙千)’이라는 이색적인 기록을 세웠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숨 막히는 스모그 도시를 피하려는 사람도 늘고 있다. 북경만보는 온라인 여행예약 사이트 취날왕의 분석을 인용해 중국 서부와 남부, 동부 해안지역으로 떠나는 여행객들이 적색경보 발령 이전에 비해 3배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하이난성의 싼야나 윈난성의 다리, 푸젠성의 샤먼 등으로 떠나는 여객편 좌석은 1등석을 제외하고는 거의 매진됐다.
씨트립을 비롯한 온라인 여행사들은 ‘스모그 탈출’ 여행패키지 상품을 출시했다. 씨트립은 올겨울 해외로 피난 가는 사람이 15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매년 이런 유형의 해외 여행객이 100만명 이상이라고 밝혔다. 베이징 교통대학 장후이 교수는 “전통적으로 북부에 사는 사람들은 겨울철에 남쪽으로 피한(避寒) 여행을 떠나긴 하지만 지금은 맑은 공기가 여행지 선택의 중요한 변수가 됐다”고 말했다.
베이징을 비롯해 적색경보가 발령된 도시들은 차량 홀짝제 등 강도 높은 오염방지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산둥성에서만 1767곳의 공장이 가동 중단되고 2036곳의 건설 현장 노동자들이 일손을 놨다. 모든 초·중등학교의 휴교령이 내려진 산시성 시안과 베이징 등 도시에서는 일부 교사들이 SNS 위챗이나 인터넷을 통해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中 북부 최악 스모그… 탈출 러시
입력 2016-12-21 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