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포인트 마케팅戰

입력 2016-12-21 04:28

카드업계가 포인트 활용 폭을 넓히고 있다. 포인트로 결제할 수 있는 비율을 높이는가 하면 현금 전환 등도 적극 검토하고 나서 카드업계의 내년도 포인트 마케팅이 공격적으로 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카드는 결제금액에서 신용카드 포인트 결제비율을 100%까지 늘리는 방침을 정하고 구체적인 제도개선 방안을 금융감독원과 협의 중이라고 20일 밝혔다. 총 금액의 일정 비율만 포인트로 결제할 수 있었던 기존 방식 대신 포인트만으로도 결제가 가능하도록 고치겠다는 것이다. 다만 포인트를 현금으로 전환하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른 카드사는 카드로 결제해 포인트가 쌓일 때부터 카드사와 가맹점이 비용을 일정 비율로 나눠 부담하지만 현대카드는 포인트 적립금을 자사 비용으로 부담하기 때문에 어렵다는 것이다.

삼성카드는 내년 신용카드 포인트 현금 전환을 도입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방안과 시기 등을 검토하고 있다. 신한·롯데·KB국민·하나·우리·BC카드 등 6개 카드사는 이미 현금 전환이 가능한 포인트를 사용했을 때 적립금에 해당하는 액수를 계좌로 송금해주고 있다. 지난 10월 정부가 경기 부양책으로 카드사 포인트 활성화 방안을 내놓은 것에 대한 부응 조치다.

그동안 많은 양의 신용카드 포인트가 사용되지 못한 채 소멸된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소멸된 8개 카드사의 포인트는 1162억원에 이른다. 2013년(1156억원)과 2014년(1139억원)에도 비슷한 규모의 포인트가 소멸됐다.

시중은행 대부분이 포인트를 현금화하고 있는 점도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카드사에 자극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KEB하나은행은 포인트 ‘하나머니’로 예·적금이나 펀드 가입이 가능하고 ATM에서 현금처럼 인출할 수 있다. 우리은행도 포인트를 현금처럼 출금하는 것이 가능하다. KB국민·신한은행 등도 포인트 현금화에 나서고 있다.

한편 카드업계에서는 포인트의 사용처가 다양하기 때문에 포인트 현금 전환으로 인한 변동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