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회복 장담하는 정부, 내년 2%대 성장한다는데…

입력 2016-12-19 21:30
침체에 빠졌던 한국 수출을 놓고 내년엔 훈풍이 불 것이란 긍정적 전망과 냉각기가 계속될 것이라는 부정적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9일 세종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올해 4분기(10∼12월) 수출은 2년 만에 플러스로 돌아설 것”이라며 “내년 수출 증가율은 2%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국 수출은 지난 7월까지 19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 8월 20개월 만에 반등에 성공했지만 9월 마이너스로 다시 고꾸라졌다. 지난달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지만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선 올해 수출 실적은 58년 만에 처음으로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그러나 주 장관은 “지금 추세라면 12월 수출도 플러스다. 내년에도 세계 교역이 완만하게 나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한국무역협회 등 경제단체들은 내년 한국 수출의 성장률을 2∼3%로 내다봤다. 정부가 수출 회복을 자신하는 이유는 유가 상승이다.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 합의에 성공해 유가가 오르면 중동, 러시아 국가들이 지갑을 열 것이라는 것이다.

정부는 수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다양한 계획도 세웠다. 내년 상반기 중 이스라엘과 에콰도르 등과 신규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을 추진하고 한·인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장(CEPA) 개선작업, 멕시코와의 FTA 협상에도 나선다. 기업 체질 개선도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한다. 3만여개의 내수기업이 수출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의약품, 화장품 등 5대 소비재의 내년 수출도 올해보다 15% 늘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정부의 2%대 성장률 얘기에 장밋빛 전망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 민간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올해 워낙 수출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내년엔 유가 상승만으로도 충분히 상승효과를 볼 것”이라며 “단순한 기저효과”라고 일축했다. 여기에 보호무역주의 강화, 미국 신정부 출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등 예측 불가능한 변수들도 위험요소다.

더 큰 문제는 대(對)중국 수출이다. 20일 한·중 FTA 발효 1주년을 앞두고 이날 내놓은 산업부 자료를 보면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대중 수출액은 1124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9% 줄었다. 한·중 FTA 혜택을 받는 품목의 감소폭도 4%였다. 한·미 FTA(4.1%), 한·EU FTA(4.1%) 등의 1년 차 수출 성과와 비교했을 때 낮은 수준이다.

최근엔 사드 논란으로 중국의 비관세 장벽까지 높아졌다.

주 장관은 “비관세 장벽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고 수입규제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며 “장관급 채널을 통해 비관세장벽 문제를 계속 제기하고 있다”고 했다.

세종=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