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 국정조사 청문회 출석 요구를 무시했던 최순실(60·구속 기소)씨가 자신의 형사재판 첫 공판준비기일에 법정에 나와 “범죄 혐의를 모두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사이 3자 공모 관계도 “그런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19일 열린 직권남용·강요 등의 혐의 첫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해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본격 재판에 앞서 준비 절차 등을 논의하는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이 반드시 나와야 할 의무는 없다. 최씨와 함께 기소된 안 전 수석과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은 이날 출석하지 않았다.
피고인석에 선 최씨는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앞으로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다”며 재판부를 향해 고개를 숙였지만, 죄는 아니라고 강변했다. 이어 “독일에서 (한국에) 왔을 때는 어떤 벌이든 달게 받겠다고 했는데, (검찰) 취조를 받고 나니 이제 정확한 걸 밝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씨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는 “검찰이 주장한 공소사실 11개는 모두 죄가 되지 않는다”며 “박 대통령-안 전 수석과는 공모관계가 성립하지 않고, 최씨 단독 범행 등도 죄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JTBC가 보도한 태블릿PC에 대한 사실조회·감정을 요구하며 “최씨는 매일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도 태블릿PC를 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최씨와 공모 혐의를 받고 있는 안 전 수석 측은 “박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한 일”이라면서도 “박 대통령-최씨와 공모한 사실은 없다”고 말했다. 정 전 비서관만 “검찰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법정에 선 최순실, 모든 범죄혐의 부인
입력 2016-12-19 17:55 수정 2016-12-19 2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