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코스 세계선수권대회 3관왕’ 박태환 “내 수영인생은 롤러코스터… 많이 배웠다”

입력 2016-12-19 21:18
수영스타 박태환이 1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웃음을 지으며 답하고 있다. 올해 롤러코스터처럼 큰 부침을 겪은 박태환은 지난 12일 끝난 제13회 국제수영연맹(FINA) 쇼트코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관왕에 오르며 세계 정상에 복귀했다. 박태환은 “좋은 일도 있었고 안 좋은 일도 있었지만 수영 인생이나 박태환의 인생에서 많은 것을 배운 한 해”라고 소감을 전했다. 뉴시스

“내 실력이 진실이었다는 점을 증명해 기뻤다.”

‘마린보이’ 박태환(27)은 지난 10월 제10회 아시아선수권대회가 열리는 일본으로 조용히 출국했다. 초라한 출국이 더 정확한 표현이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전 종목 예선탈락에 대한수영연맹의 후원도 없이 자비로 훈련을 했고, 경기에 나섰다. 후원사도 끊어졌다. 두 달 후 박태환은 금의환향했다. 무려 금메달을 7개나 목에 걸고 왔다.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선 4관왕(자유형 100·200·400·1500m)으로 건재를 과시했고, 12일 끝난 제13회 국제수영연맹(FINA) 쇼트코스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자유형 200·400·1500m 금메달로 세계 정상에 복귀했다.

1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박태환은 기자회견에서 “롤러코스터를 타보지는 않았지만 내 인생이나 선수 생활 중 위에서 있다가 확 내려간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그러면서 많이 배우는 것 같다. 좋은 일도 있었고, 안 좋은 일도 있었지만 수영 인생이나 박태환의 인생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한 해를 되돌아봤다.

박태환은 올해 평지풍파를 겪었다. 지난 3월 도핑 징계가 끝났지만 대한체육회가 리우올림픽 출전을 막았다. 그 과정에서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으로부터 협박과 회유까지 받았다. 어렵게 올림픽에 출전했지만 돌아온 것은 ‘한물갔다’는 절망적인 이야기뿐이었다.

박태환은 “안 좋은 일이 있었던 이후에 훈련은 똑같이 열심히 했지만 올림픽 때는 개인적으로 부담이 많았다. 레이스에 집중했지만 마음과 몸이 무거웠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이를 악물고 다시 도전해 세계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는 부활하게 된 계기에 대해선 “전국체전부터 맘 편히 레이스했던 것이 전체적으로 좋아진 것 같다”며 “쇼트코스이지만 세계선수권이라는 것이 가벼운 대회가 아니기에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가지려고 했다. 점차적으로 자신감이 생기다 보니 좋은 성적이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태환은 당분간 쉬고 싶다고 했다. 그는 “1년 반 동안 몸과 마음, 정신적으로 지쳤다. 휴식을 취한 뒤 앞으로 어떻게 할지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끝까지 응원해준 팬들에게 감사드린다고 했다. 박태환은 “너무 감사드린다. 마지막까지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좋은 성적으로 보답할 수 있어서 영광”이라고 전했다. 이어 “안 좋은 일이 있었는데 좋지 않은 성적을 냈다면 선수로서의 모습을 보여줄 수 없어 슬펐을 것”이라며 “실력이 진실이었다는 점을 확인했다는 것에 영광으로 생각한다.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셔서 더 힘을 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박태환은 끝으로 “나라가 굉장히 힘든 것 같다. 내가 좋은 성적을 내서 힘이 될 수 있는 것에 감사하다”며 “앞으로 기쁜 일만 보여줄 수 있으면 한다. (팬들에게) 보답하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