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수, 지난 17일 지각 데뷔 후 2번째 출장… ‘女농구 미래 가치’ 증명했다

입력 2016-12-20 00:07 수정 2016-12-20 04:30

한국 여자농구의 ‘미래’로 불리는 박지수(18·KB국민은행)가 베일을 벗었다. 부상으로 오랜 기간 경기에 나오지 못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위력이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박지수는 19일 충북 청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여자프로농구 부천 KEB하나은행과의 경기에서 선발 출장해 31분3초를 뛰면서 13점 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더블더블에 리바운드 한 개가 모자랐다. 데뷔전이었던 지난 17일 아산 우리은행전 때보다 득점에서 더 나은 모습을 보였다. 당시 박지수는 25분41초를 뛰며 4점 10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박지수는 193㎝의 큰 신장을 앞세워 팀 리바운드에 큰 도움을 줬다. 하지만 부상을 입었던 전력 때문인지 포스트업 등 공격에서 적극성이 떨어졌다. 하나은행의 속공에도 힘이 부치는 표정이었다. 그래도 가능성을 보여줬다. 특히 박지수가 골밑을 지키자 하나은행 선수들이 위압감을 느끼는 모습이 종종 눈에 띄었다.

경기는 박지수가 큰 활약을 펼쳤지만 KB가 60대 71로 패했다. 박지수는 올 시즌 두 번 출장했지만 모두 패하며 아직 승리를 맛보지 못하는 아픔을 맛봤다. KB도 2연패를 당하며 5승10패를 마크, 공동 5위로 밀려났다. 반면 하나은행은 시즌 8승7패가 돼 리그 2위 자리를 유지했다.

데뷔전인 우리은행전이 끝났을 때에는 “내 점수는 100점 만점에 10점이었다”며 눈물을 왈칵 쏟았던 박지수는 두 번째 경기가 끝난 후에는 울지 않았다. 어느 정도 부담감을 극복한 모습이었다.

KB 안덕수 감독은 비록 패했지만 박지수의 활약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안 감독은 “박지수가 득점력도 나아졌고 리바운드도 많이 해줬다. 헬프 디펜스도 좋았다”면서 “상대 백지은에게 3점슛을 내줬지만 앞으로 적응하면 더 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박지수와 상대했던 다른 팀 감독들도 박지수의 경쟁력에 엄지를 들었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아직 손발이 안 맞는 부분은 시간이 지나면서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내선수가 저렇게 위협적으로 있는 게 부담되는 건 사실”이라며 “조금만 적응하면 리그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선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경기에선 특급 루키 박지수와 김지영의 대결도 볼거리였다. 결과는 무승부였다. 김지영은 9득점 1어시스트로 박지수와 비교해 공격 공헌도 면에선 떨어졌지만 팀이 승리하며 활짝 웃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