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최순실의 뻔뻔한 否認… 공소유지에 만전 기해야

입력 2016-12-19 17:42
최순실씨가 법정에 섰다.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된 첫 공판준비기일에 출두했다. 정식 공판이 아니어서 직접 나오지 않아도 되는데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 정호성 전 비서관과 달리 최씨는 모습을 드러냈고 입을 열었다. “공소사실을 전부 인정할 수 없다”며 범행을 전면 부인했고, “독일에서 왔을 때는 어떤 벌이든 달게 받겠다는 생각이었는데 이제 정확한 걸 밝혀야 할 것 같다”면서 억울함을 주장했다.

어처구니없다. 헌법과 법률 어떤 것도 위반하지 않았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답변서만큼이나 자의적인 강변을 내놓았다. 박 대통령은 최씨 잘못을 자신에게 묻는 건 연좌제라며 탄핵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는데, 최씨는 박 대통령과 공모한 사실이 없어서 자신의 혐의는 죄가 될 수 없다는 논리를 들고 나왔다. 이 사태를 초래한 두 당사자가 법망을 피해가려 시도하고 있다. 국가적 혼란의 피해를 떠안고 있는 국민은 자괴감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최근 국정조사에서 최씨 육성이 공개됐다. 독일에서 국내 측근과 통화하며 입을 맞추고 증거를 인멸토록 지시하는 말을 온 국민이 들었다. 처벌을 피하게 이야기를 짜보라고, 그러지 못하면 다 죽는다고 다그치던 모습까지 그대로 확인된 마당에 이제 와서 범행을 완전히 부인하며 법정 공방을 벌이려 한다. 그 뻔뻔함이 할 말을 잃게 만들지만, 법치(法治)는 원래 멀고 험한 길이다. 법을 농단한 사람도 우리는 법에 따라 처벌해야 한다. 검찰은 수사에 참여했던 부장검사들을 공판에 투입했다. 공소유지에 어느 때보다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최씨가 법의 맹점을 이용해 정당하지 못한 판결을 얻는다면 그런 법을 누가 지키려 하겠나. 국민적 분노와 함께 법치의 위기가 닥쳐올 수 있는 사건임을 인식하고 철저히 대응해야 한다. 박 대통령 탄핵 답변서와 최씨의 법정 태도에는 법을 이용해 상황을 뒤집어보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특검 수사가 더 중요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