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오리 씨 마를라”… 문 닫고 길 막고 AI 전쟁

입력 2016-12-19 18:07
광주 우치동물원 직원들이 19일 조류 사육동에 대해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우치동물원은 2011년 이후 처음으로 20일부터 휴장에 들어간다. 우치동물원 제공

고병원성 AI(조류인플루엔자)가 전국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각 지방자치단체에 비상이 걸렸다. 살처분 닭?오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농가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경북에서 처음으로 야생조류(큰고니) 사체에서 H5N6형 AI가 검출된 경산시 인접지인 대구 달성군은 AI 확진 즉시 반경 10㎞이내 농장에서 사육되는 가금류에 대해 이동제한 조치하고, 주요 진입로에 통제초소 2개소를 설치했다.

대구시도 가금농장과 작업장 등에 대한 일제소독과 가금류 이동통제를 강화하는 등 관내 유입방지를 위해 AI가 종식될 때까지 방역대책을 강화하기로 했다. 경북도 역시 조류인플루엔자 긴급행동지침에 따라 방역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부산의 토종닭 농가에서도 AI가 발견됨에 따라 부산 유일의 동물원인 ‘더 파크’도 지난 16일부터 조류관을 폐쇄했다.

더 파크 측은 보유하고 있는 18종 420마리의 조류를 보호하기 위해 소독횟수를 주 1회에서 한 차례 더 늘리고 야외에 있던 조류를 모두 실내로 옮겼다.

대표적인 철새도래지인 낙동강 에코센터도 운영을 중단했다. 부산 사하구 을숙도 내 위치한 에코센터는 17일부터 방문객 출입을 전면 통제하고 철새 탐방로를 일주일에 2∼4차례씩 소독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이에 따라 전시관 관람은 물론 전시관 내에서 예정됐던 겨울방학 특집 프로그램과 생태체험도 모두 중단된다.

낙동강 벨트인 부산 강서구도 동물위생시험소와 공동방제단을 구성해 철새도래지 일대에 주 2회 소독을 하고 있다.

전남 순천시는 고병원성 AI의 선제적 대응을 위해 19일 순천만습지를 잠정 폐쇄했다. 인근지역인 구례 용방면 육용오리농장에서 지난 17일 오리 600여 마리가 폐사했다는 의심신고가 접수돼 시료를 채취해 검사한 결과 H5형 AI 바이러스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순천시는 순천만 갈대숲탐방로에서 용산전망대에 이르는 탐방로와 용산전망대로 진입하는 남도삼백리길도 전면 폐쇄했다. 또 순천만 에코피아 등 탐조선 운항도 전면 금지하고 순천만습지 일원의 순천문학관과 순천만자연생태관, 소리체험관 등 주요 전시시설 관람도 제한했다. 순천만 인근 농경지에 대한 진입도 통제된다.

해남군은 한해 가창오리 50만여 마리가 찾는 영암호를 비롯한 고천암호, 금호호 등 관내 대표적 철새도래지를 지난 15일부터 출입을 제한했다. 광주 우치동물원도 20일부터 휴장에 들어가기로 했다. 우치동물원이 휴장하는 것은 구제역과 AI가 동시에 발생한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진주, 청주, 인천, 울산 등 6곳의 동물원도 문을 닫았다.

대구·부산·무안=김재산 윤봉학 김영균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