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승리 사실상 확정 절차… ‘반란표’ 얼마나

입력 2016-12-20 00:0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7일(현지시간) 앨라배마주의 모빌에서 '대선 승리 감사 투어'를 마무리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제45대 미국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한 선거인단 투표가 19일(현지시간) 미 전역에서 실시됐다. 선거인단 투표는 11월 8일 실시된 일반선거 결과를 반영하는 것이어서 사실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확정하기 위한 절차다. 그러나 미 대선에 개입한 러시아의 해킹 논란 속에 ‘반란표’가 나올 가능성이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트럼프는 지난달 8일 일반선거에서 선거인단 538명 중 306명을 확보해 232명에 그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크게 앞섰다.

문제는 트럼프 선거인단 중 반란표가 나올 가능성이다. 실제 텍사스의 크리스 서프런이라는 공화당 선거인은 트럼프에게 표를 던지지 않겠다고 공개선언한 상태다. 로런스 레시그 하버드법대 교수는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공화당 선거인단 중 최소 20명이 반란표를 던지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화당 지도부는 반란표를 막으려고 선거인단을 상대로 막판까지 표단속을 벌였다. 반면 민주당은 정치광고를 재개하는 등 공화당의 반란표를 부추겼다.

그러나 반란표가 20표 이상 나와도 트럼프가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 270명 이상을 확보하는 데는 별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다만 선거인단 중 38명 이상이 배신하면 승자가 바뀔 수 있다.

선거인이 반드시 일반투표 결과를 따라야 하는 건 아니다. 일부 주는 일반투표 결과와 다른 투표를 하는 선거인에게 벌금을 부과하도록 하는 곳도 있지만 한 번도 적용된 적이 없다. 대부분 일반투표 결과대로 투표했기 때문이다.

선거인단 투표결과는 미 의회로 보내져 1월 6일 상·하원 합동으로 공식 개표를 한다. 공화당 선거인단이 다수 기권해 트럼프와 클린턴 모두 과반을 확보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이 경우 하원에서 대통령을 선출하고 상원이 부통령을 뽑는다. 미 상·하원은 현재 공화당이 다수당이어서 트럼프 선출에는 별 문제가 없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트럼프가 선거인 306명을 고스란히 확보해도 득표율은 56.9%로 역대 58차례 대선에서 하위권인 46위에 그친다. 클린턴과의 일반유권자 지지율 격차는 -2.1% 포인트로 같은 조사가 실시된 역대 대통령 49명 중 47위다.

그러나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18일 CBS방송에 출연해 “트럼프는 역사에 남을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긍정평가했다. 키신저는 “트럼프의 당선이 외국정부에는 충격이자 기회”라며 “적절히 다뤄진다면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의 외교적 접근 방식에 대해 “트럼프는 본능적으로 움직인다”면서 “그런 태도와 트럼프가 던지는 낯선 질문들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을 풀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과 NBC방송의 공동 여론조사에 따르면 ‘러시아의 해킹이 트럼프 당선에 기여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미국인은 37%에 그쳤고, ‘그렇지 않다’는 응답자가 57%로 나타났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