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미술·문화재 결산] 5.8 강진 ‘문화재 안전’ 최대과제로

입력 2016-12-21 00:01
지난 9월 문화재청 관계자가 경주 첨성대의 강진 피해를 실측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한국 미술품 사상 거래 최고가 63억원을 기록한 김환기 화백의 작품. 문화재청·서울옥션 제공

유례없는 강진에 첨성대 개보수 논란

지난 9월 경북 경주 일대를 강타한 규모 5.8 강진 및 여진은 우리나라도 지진 안전지대가 아님을 극명히 보여줬다. 이로 인해 천년 고도 신라의 유물 안전문제가 문화계의 과제로 대두됐다. 특히 매년 0.1㎝ 기울던 첨성대는 이번 지진 충격에 2㎝ 기울면서 20년 치가 한꺼번에 움직이는 ‘외상’을 입었다. 이로 인해 국보 제31호 첨성대를 현대 기술로 대수술하자는 주장이 제기되는 등 해체·보수론이 고개를 들었다. 그러나 섣부른 문화재 보수가 더 큰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찮았다. 그동안 무관심했던 문화재의 자연 재난에 대한 안전 점검을 환기시키는 계기가 됐다. 정권이 바뀌어서도 장수하던 김영나 국립중앙박물관장이 지난 4월 프랑스장식미술전 때문에 청와대와 갈등을 빚다 전격 교체되기도 했다.

위작 논란 속 김환기 독주 체제

미술계는 위작 논란으로 시끄러웠다. 단색화 거장인 이우환 화백의 작품에 대한 위작 수사 결과를 놓고 경찰과 작가가 맞서는 형국이고, 1991년 시작된 천 화백의 미인도의 위작 논란은 법적 심판이 났으나 또 다른 논란의 시작이 됐다. 경찰은 위조범 일당을 검거하고 13점에 대해 위작이 맞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결과를 6월 발표했다.

그러나 작품을 본 이 화백은 “고유의 호흡으로 그린 내 작품”이라고 반박했다. 경찰 회유설까지 제기된 양측의 진위 싸움은 진행형이다.

1991년 시작된 천 화백의 미인도의 진위 논란은 지난 3월에는 ‘미인도’를 자신이 그렸다고 주장해온 권춘식씨가 입장을 번복하며 다시 촉발됐다. 천 화백의 유족은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들을 검찰에 고소·고발했다. 최근 검찰이 미인도가 진품이 맞다고 결론을 내렸으나 유족들은 계속 위작이라 주장하고 있어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고(故) 김환기 화백의 작품이 올 들어 거푸 최고가를 경신하는 밝은 뉴스도 있었다. 지난 11월 서울옥션의 제20회 홍콩 경매에서 김환기가 뉴욕시절에 그린 노란색 대형 전면 점화(‘12-V-70 172’·1970년작)가 63억3000만원에 낙찰되며 종전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이로써 국내외 경매에서 거래된 한국 근현대 작가의 작품 중 최고가 ‘톱5’를 모두 김환기가 차지하게 됐다. 김환기 독주시대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