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코엑스 일대가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으로 선정됐다. ‘한국판 타임스스퀘어’라고 불리는 자유표시구역이 등장할 날이 한 발 더 가까이 다가온 것이다. 그간 한국에서는 간판 등 옥외광고물이 무분별하게 난립할 경우 도시 경관을 해치는 존재로 인식될 것을 우려해 옥외광고물의 크기나 설치 장소 등에 많은 규제를 해왔다. 하지만 지난 1월 6일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을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로 개정하고, 7월 6일 시행령도 개정해 자유표시구역 지정의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이어 자유표시구역 지정계획 공고 후 1·2차 평가 및 옥외광고정책위원회 개최를 거쳐 첫 번째 대상 지역으로 강남구 코엑스 일원을 선정한 것이다. 이번 선정에 따른 생산유발효과는 2352억9400만원, 부가가치유발효과는 835억30000만원으로 나타났다. 또 10억원당 451명의 취업을 유발할 수 있는 파급 효과를 갖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고 행정자치부는 밝혔다.
이제 우리나라도 미국 뉴욕의 타임스스퀘어, 영국 런던의 피카디리서커스, 일본 오사카의 도톤보리와 같은 국제적인 랜드마크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이와 더불어 명소화에 따른 관광사업 활성화, 디지털 기기 수요 증가에 따른 각종 전후방 효과 및 지역경제 부양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강남구 코엑스 일원은 지역명소화 전략, 주민 호응도, 옥외광고 구성 및 추진의지 등 5개 항목 전 분야에서 최고점을 얻었다고 한다. 강남구 민관합동추진위원회가 주체가 돼서 코엑스에 있는 SM타운 등을 활용하는 다양한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양질의 한류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는 국내 최대 옥외 미디어 광장 및 휴식공간을 조성한다는 계획도 포함돼 있다. 또한 연말 새해맞이 카운트다운 행사, 국제 미디어 파사드 페스티벌 등 다채로운 이벤트를 벌여 체계적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겠다고 한다.
자유표시구역으로 선정되면 광고물을 위한 별도의 허가나 신고절차가 필요하지 않으며 그동안 광고가 어려웠던 장소, 물건에도 광고 표시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홀로그램, 가상현실, 증강현실, 3D 등 디지털 신기술이 적용된 광고물의 현장 적용도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이를 통한 다양한 신기술의 구현이 기대된다. 행자부도 자유표시구역에서 한국의 뛰어난 디지털 기술과 옥외광고의 결합을 통해 디지털 옥외광고 산업의 도약 및 도시 브랜드 가치 제고, 관광산업 및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향후 자유표시구역의 경제가치 및 효과, 첫 선정지역의 운영 결과를 토대로 추가 지정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행자부는 그동안 자유표시구역 도입을 위해 ‘2013년 옥외광고 산업진흥 종합전략 계획’을 수립했고, 법령 개정을 통해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자유표시구역 지정 및 운영과 관련된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하는 한편, 관련 전문가들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운영했다. 또 신청한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간담회 등을 개최하며 사업 실현성이 높은 곳을 선정하기 위해 노력했다. 앞으로도 차질 없는 실행을 통해 첫 번째 자유표시구역의 성공적인 안착에 힘써주길 부탁한다. 아울러 코엑스 일대가 국제적인 명소로 거듭날 수 있도록 시민들도 많은 관심과 격려를 보내주길 기대한다.
해가 바뀔 즈음 종각에서는 타종행사가 열리고 코엑스에서는 카운트다운하는 모습을 방송으로 이원 생중계하는 날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드라마나 영화에 자유표시구역이 배경으로 등장해 한류 콘텐츠로 활용되고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는 선순환 구조가 마련되는 즐거운 상상을 해본다.
곽임근 한국지방재정공제회 이사장
[기고-곽임근] 새 랜드마크 등장을 바라며
입력 2016-12-19 18: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