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내가 빚진 자라

입력 2016-12-19 21:01

사도 바울은 기독교 2000년 역사 속에 가장 위대한 사도입니다.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는 “바울의 발길이 닫는 곳마다 그곳이 시골이든, 도시이든 상관없이 그 순간부터 땅이 진동하기 시작했다”고 했습니다.

사도 바울이 위대한 그리스도인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본문에 보면 “헬라인이나 야만인이나 지혜 있는 자나 어리석은 자에게 다 내가 빚진 자라”고 기록돼 있습니다. ‘빚진 자’는 바울의 철학이요 인생관이었습니다. 그가 핵심적인 가치로 여기며 살았던 3가지 정신이 있습니다.

첫째, 은혜에 빚진 자입니다. 바울은 헬라 문화의 영향을 받은 문화인이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문명을 모르는 야만인이나 어리석은 자까지 모두에게 빚진 자의 심정을 가지고 살았습니다. 왜 바울은 빚진 자의 심정으로 살았습니까. 하나님의 은혜 때문이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받고 나니 빚진 자가 된 것입니다. 그는 교회를 핍박하던 자였으나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고 사도라 칭함을 받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이 은혜 때문에 바울은 “나의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다”라고 고백하게 되었고 빚진 자의 심정으로 평생을 살았습니다.

우리 신자들 역시 빚진 자입니다. 빚진 자의 심정으로 오늘을 산다면 삶이 엄청나게 달라질 것입니다. 여러분이 부자가 되었을 때 물질에 대한 가치관이 달라질 것입니다. 공부를 잘 하는 것도 은혜로 생각하고 교만하지 않을 것입니다. 건강한 육체를 가졌다면 육신의 소욕을 위해 허투루 쓰지 않을 것입니다.

둘째, 복음에 빚진 자입니다. 바울이 모진 핍박과 환란 속에서도 복음을 전할 수 있었던 것은 복음에 빚진 자였기 때문입니다. 그는 복음으로 생명을 얻었습니다. 영원한 생명을 주신 것은 오직 주님의 은혜라고 여겼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삶에 누리고 사는 모든 것이 다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무엇보다 생명을 구원해주신 이 빚을 갚아야 합니다. 바울은 복음의 빚을 가장 큰 빚으로 생각했습니다. 고린도전서 9장 16절은 “내가 복음을 전할지라도 자랑할 것이 없음은 내가 부득불 할 일임이라 만일 복음을 전하지 아니하면 내게 화가 있을 것이로다”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바울은 이 때문에 복음 증거를 위해서는 생명을 내놓아도 아깝지 않다고 봤습니다. 우리가 받은 직분이 클수록 더 열심히 더 귀하게 복음의 빚을 갚아야 합니다. 빚진 자의 심정으로 형제와 이웃을 살펴야 합니다.

셋째, 선교에 빚진 자입니다. 한국교회는 서양교회와 선교사들에게 빚을 많이 졌습니다.

아펜젤러와 언더우드, 말콤 펜윅 등 선교사들은 은인입니다. 그들보다 앞서 대원군의 쇄국정책으로 폐쇄된 이 땅에 복음을 들고 왔던 토마스 선교사가 있습니다. 그는 관군의 공격을 받으며 성경을 던지고 기도했습니다. “이 성경에 젖은 물을 먹는 자마다 생명수를 맞보며 구원을 받게 해주십시오.” 그의 쪽복음으로 한반도는 축복의 땅이 되었고 토마스 선교사는 한 알의 밀알이 되었습니다.

이제 선교의 빚을 갚아야 합니다. 구원받은 사람은 누구나 선교사입니다. 구원받은 사람은 모두가 선교의 거룩한 의무와 사명을 가지고 있습니다(마 28:20). 하나님은 전도하는 자의 편입니다. 하나님은 전도하는 개인과 가정, 교회, 국가를 사랑하십니다. 하나님은 선교하는 나라, 선교하는 교회, 선교하는 가정을 귀하게 보시고 축복하시는 줄 믿습니다.

황규호 목사 (인천 만수중앙감리교회)

약력=△감신대, 미국 세인트찰스대, 미국 듀북대대학원 △전 협성대·신학대학원 객원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