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방송·가요 결산] ‘아이돌’ 세대교체… 한류, 中 사드 보복에 급제동

입력 2016-12-20 17:55 수정 2016-12-20 18:02
걸그룹 트와이스는 2016년 아이돌 시장의 세대교체를 이끈 주역 중 한 팀이었다. 아래쪽 사진은 올 상반기 국내외에서 신드롬을 일으킨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한 장면. JYP엔터테인먼트·KBS 제공

소설가 한강이 ‘채식주의자’로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받았고, 박찬욱 이준익 김지운 나홍진 등 걸출한 영화감독들이 이름값을 했습니다. 젝스키스 S.E.S 등이 오랜 공백을 깨고 컴백했고,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신드롬을 일으켰습니다. 연극계 검열논란, 문단의 성폭력 고발 사태 등도 있었지요. 2016년 문화계 주요 이슈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분야별로 정리했습니다. 관록의 스타들, 제2의 전성기

올해 1월 ‘무한도전’(MBC)이 방영한 ‘예능 총회 특집’에 출연한 이경규는 2016년 방송가 전망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큰 스포츠 이벤트가 있는 해에는 방송에 큰 변화가 없습니다. 올해는 리우올림픽이 있어 예능계에 별다른 변화가 없을 거예요.”

36년 관록의 ‘예능 대부’가 내놓은 전망은 틀리지 않았다. 지난해에 이어 ‘쿡방’(요리 예능)과 ‘음방’(음악 예능)이 인기를 끌었지만 방송가 흐름을 바꿔놓는 새 트렌드는 없었다. 여행 인테리어 과학 등을 소재로 삼은 예능 프로그램이 잇달아 선보였지만 큰 호응을 이끌어내진 못했다.

주목할 만한 변화가 아예 없었던 건 아니다. 한동안 활동이 뜸했던 스타들이 새로운 전성기를 맞았다. 이경규는 ‘마이 리틀 텔레비전’(MBC) 등에 게스트로 출연해 입지를 넓혔고, 박수홍은 ‘미운 우리 새끼’(SBS)에서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인기를 얻었다. 도박 파문으로 자숙의 시간을 가진 탁재훈 이수근 등은 특유의 입담을 바탕으로 방송가에 다시 안착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아이돌 시장 세대교체…끊이지 않은 사건·사고

2016년은 아이돌 시장이 또다시 재편된 시기였다. 세대교체를 이끈 팀은 방탄소년단과 트와이스. 특히 방탄소년단 정규 2집 ‘윙스(WINGS)’는 국내외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윙스’는 올해 가요계에서 최고로 많이 팔린 음반(71만장)이었다. 미국 빌보드 메인 음반차트 ‘빌보드 200’에서는 26위에 랭크됐다. 한국 가수가 ‘빌보드 200’에서 30위권에 진입한 것은 방탄소년단이 처음이었다. 트와이스는 ‘치어 업(CHEER UP)’ ‘TT’ 등을 잇달아 히트시키며 ‘대세 걸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2010년대 가요계를 쥐락펴락한 투애니원 카라 포미닛 등은 해체됐지만 1990년대 큰 인기를 얻은 젝스키스 S.E.S 등은 오랜 공백을 깨고 컴백해 화제를 모았다.

가요계에는 사건·사고도 많았다. 지난 6월 그룹 JYJ 멤버 박유천은 성폭행 혐의로 여성 4명에게 잇달아 고소를 당해 충격을 줬다. 대만 출신 가수인 트와이스 멤버 쯔위는 방송에서 대만 국기를 흔들어 중국 팬들로부터 비난을 받았고, 사과 영상을 공개했다가 대만 팬들의 반발을 샀다.



‘태양의 후예’ 한류 재점화…中, 한류 본격 규제

안방극장에서 가장 뜨거운 반응을 일으킨 작품으로는 KBS 2TV 수목극 ‘태양의 후예’(이하 태후)를 꼽을 수 있다. 총 16부작으로 기획된 태후는 최고 시청률 38.8%를 기록하며 신드롬을 일으켰다. 100% 사전제작 드라마였다는 점,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 방송된 점도 특이했다. 태후는 해외시장에서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2013∼2014) 이후 주춤했던 한류의 인기를 다시 끌어올렸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중국 당국이 우리나라 문화 콘텐츠 확산에 제동을 거는 일이 잇달았다. 지난 7월 우리나라가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도입을 결정한 것에 따른 보복조치였다. 한류스타들의 중국 내 행사가 잇달아 취소되는 등 이른바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이 본격화됐다.

태후 외에 ‘구르미 그린 달빛’(KBS2), ‘리멤버 아들의 전쟁’ ‘낭만닥터 김사부’ ‘푸른 바다의 전설’(이상 SBS), ‘W’(MBC), ‘시그널’ ‘또 오해영’(이상 tvN) 등도 큰 사랑을 받았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