뺀질이 증인 다 부른다… 22일 ‘키맨 청문회’

입력 2016-12-19 04:29
국회 최순실 국정조사특위가 오는 22일 개최하는 5차 청문회는 국정조사 전반부의 대미를 장식할 ‘올스타급 청문회’로 꼽힌다. 잠적했던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포함해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의혹의 열쇠를 쥔 간호장교 조여옥 대위 등 핵심 증인들이 출석할 예정이다. 최씨 일당의 국정농단 증거물인 태블릿PC를 둘러싸고 제기된 특위 소속 새누리당 이만희 의원의 청문회 증인 위증교사 의혹을 풀기 위한 대질신문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5차 청문회는 1∼3차 청문회에 불출석한 증인들을 다시 불러 개최된다. 우 전 수석과 조 대위를 비롯해 최순실씨와 정유라씨, 우 전 수석 장모 김장자 삼남개발 회장, ‘문고리 3인방’인 이재만 정호성 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 윤전추·이영선 청와대 행정관 등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키맨들이다. 우 전 수석과 조 대위는 5차 청문회에 참석하겠다고 밝혔지만 나머지 핵심 증인들은 청문회 출석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하다.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가 월간지 인터뷰에서 폭로한 이만희 의원의 ‘위증 교사’ 의혹은 핵심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고씨는 최근 인터뷰에서 “박헌영 전 K스포츠재단 과장이 새누리당 의원과 사전에 입을 맞춰 위증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위 위원이 청문회에서 박 전 과장에게 “최씨와 일하며 태블릿PC를 본 적 있느냐”고 물으면, 박 전 과장은 “(최씨가 아니라) 고씨가 태블릿PC를 들고 다니는 걸 봤다”고 답하는 시나리오가 있다는 게 고씨의 설명이었다. 고씨가 국정농단의 핵심 증거인 태블릿PC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 최씨는 일종의 면죄부를 얻게 된다.

고씨의 ‘위증 예고’는 그대로 적중했다. 친박(친박근혜)계인 이만희 의원이 지난 15일 4차 청문회에서 태블릿PC 관련 질의를 했다. 박 전 과장은 “고씨가 태블릿PC를 들고 다니는 걸 봤다. 충전기를 구해 오라고도 시켰다”고 증언했다. 이후 이 의원이 박 전 과장과 미리 짜고 위증을 모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확산됐다. 이 의원은 청문회 이틀 전인 13일 태블릿PC와 관련해 고씨가 위증을 하고 있다는 제보를 듣고 청문회에서 확인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 의원은 18일 기자회견을 열어 “박헌영씨와 개별 접촉하거나 연락한 사실이 없다. 위증을 교사하거나 지시한 적도 없다”며 “태블릿PC가 중요한 증거물이기 때문에 사실관계를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파장이 확산되자 국조특위는 이만희 고영태 박헌영 3자 간 대질 조사에 무게를 두고 있다. 고씨는 이미 5차 청문회 증인이어서 박 전 과장만 청문회장에 나오면 대질이 성사된다. 특위 위원인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박헌영씨도 청문회장에 나오도록 특위 위원장에게 요청했다”고 말했다. 국조특위는 박 전 과장을 5차 청문회 참고인으로 불러 대질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백상진 이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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