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유통 ‘빅3’가 백화점, 아울렛에 이어 면세점에서도 진검 승부를 펼치게 됐다.
관세청이 17일 발표한 신규 서울 시내면세점 대기업 몫 3곳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롯데 월드타워점, 신세계 반포센트럴시티가 차지했다. 새 면세점 3곳이 모두 서울 강남에 위치해 면세점도 ‘강남시대’가 열리게 됐다. 현재 강남 지역 면세점은 롯데 코엑스점이 유일하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18일 “이번에 선정된 신규 면세점들은 강남권 대형 유통시설로, 최근 급증한 중국의 젊은층 개별 관광객(싼커)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면세점 강남벨트’에서 싼커 유치 경쟁을 위한 빅3의 혈투가 예상된다.
‘면세점 3차 대전’에서 현대백화점은 총 1000점 만점에 801.50점으로 최고점을 받으면서 새로 시장에 진입하게 됐다. 지난해 7월 ‘1차 대전’에서의 패배를 깨끗이 설욕했다. 현대백화점그룹 정지선 회장은 “기존 면세점과 차별화된 면세점을 구현해 시장에 활력을 주고, 선의의 경쟁을 촉발시킴으로써 관광객의 편의 증진 등 국내 면세점의 품격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내년 취임 10주년을 맞는 정 회장은 이번 면세점 사업 진출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했다며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롯데면세점은 2위(800.10점)로 지난해 11월 잃었던 사업권을 되찾았다. 롯데면세점은 “1300여명의 직원이 원래 일자리로 복귀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면서 “적극적 투자와 한류 콘텐츠 개발을 통한 외국인 관광객 유치,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과의 상생으로 지역경제,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성숙한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했다. 롯데면세점은 롯데월드타워면세점 탈환으로 글로벌 면세점 강자로 도약하는 데 날개를 달게 됐다. 롯데는 특히 내년 초 국내 최고층 빌딩 롯데월드타워 개장과 맞물려 관광객 유치에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신세계디에프는 769.60점으로 서울 명동점에 이어 강남에도 진출하게 됐다. 신세계는 “센트럴시티 일대를 개별 관광객의 중심지로 만들고 그 수요를 서초, 강남뿐 아니라 전국으로 전파할 것”이라고 밝혔다. 후발주자인 신세계는 이번 강남점 특허 확보로 면세업계 진출 1년여 만에 ‘다크호스’로 성장할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롯데는 월드타워점 특허를 되찾으면서 면세점 업계 1위 자리를 굳히게 됐지만 마음이 편치 않은 상황이다. 관세청은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롯데에 특허를 주면서도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 특허를 취소하겠다고 설명했다. 앞서 서울면세점 추가 입찰이 롯데와 SK의 로비 결과라는 의혹이 제기됐으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출국 금지된 상태다.
이번 사업자 선정으로 중소기업 몫 1곳을 포함해 면세점 4곳이 추가되면서 서울 시내면세점은 13곳으로 늘었다. 게다가 면세점의 ‘큰손’인 중국인 관광객 유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 등에 따른 한·중 관계의 냉각으로 쉽지 않은 상태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렸던 면세사업은 경쟁이 치열한 ‘레드 오션’이 될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실제로 지난해 문을 연 신라아이파크면세점, 갤러리아면세점63,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동대문 두타면세점은 올 3분기까지 모두 수백억원의 누적 적자를 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면세점 강남벨트 탄생… 유통 ‘빅3’ 大戰 불붙었다
입력 2016-12-19 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