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값 급등… 소비재 가격도 덩달아 들썩

입력 2016-12-19 00:03

휘발유 소매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8년 만에 감산 합의에 성공한 뒤 국제유가가 10% 넘게 치솟고 있어서다. 휘발유값 인상이 소비재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소비심리는 더 얼어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석유공사는 지난 16일 기준 주유소의 휘발유 판매가격이 전주 대비 14.5원 오른 ℓ당 1448.2원으로 지난해 12월 2주 가격(1448.1원)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고 18일 밝혔다.

18일 현재(오피넷 자료)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은 지난 2주차 가격보다 더 오른 ℓ당 1460.18원까지 뛰었다. 12월 첫째 주 정유사에서 공급한 휘발유와 경유 가격도 전주 대비 각각 43.0원, 39.9원 오른 ℓ당 1379.4원, 1155.6원이였다.

유가 상승은 전 세계적 추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자원에너지청이 석유정보센터를 통해 매주 집계하는 최신 가격 자료를 인용해 지난 12일 기준 휘발유 전국 평균 가격은 전주보다 1.7엔 오른 ℓ당 127.7엔(약 1282원)이었다고 전했다. 이는 1년 만에 최고치였다.

블룸버그도 미국의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15일 현재 갤런당 2.229달러로 이달 들어 3.4% 올랐다고 했다.

유가 상승으로 살림살이는 더 팍팍해질 것으로 보인다. 일단 물가는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 5∼8월 저유가 영향으로 물가상승률이 0%대를 유지하자 일각에선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나왔다. 하지만 9월부터 폭염으로 농산물 가격이 오르면서 1%대로 급상승했다. 소비자물가지수에 들어가는 481개 품목(총 가중치=1000) 중 휘발유(가중치 31.2) 경유(14.5) 등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물가는 더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유가 상승이 또 다른 소비재의 가격 인상까지 부추길 수 있다. 이미 식음료 업계에선 원가 상승을 이유로 라면 커피 빵 등의 가격을 연달아 올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식음료 업계는 밀가루 설탕 커피 등 원재료를 해외에서 수입해야 하는데 주로 배로 운반해 온다”면서 “유가가 상승하면서 운송비용이 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재 가격이 줄줄이 오를 경우 소비절벽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달보다 6.1포인트 줄어든 95.8을 기록했다.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 여파로 소비심리가 위축됐을 당시 98.8보다도 3포인트 낮은 수치다.










세종=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그래픽=박동민 기자